전시·토론 병행된 프로그램…건축계 소통의 장 마련

▲ ‘공공건축 함께 가다’ 토론자들이 공공건축 설계계약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창용 미래위원장, 차은주 건축사, 박성준 대한건축사협회 이사, 박세희 건축사)

‘현재’를 알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려면 ‘소통’이 필수다.
2019 대한건축사대회 미래인재위원회는 건축계의 역사를 돌아보고 전문가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할 목적으로 전시와 토론이 병행된 새로운 형식의 미래인재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프로그램은 27일부터 30일까지 2019 대한민국건축사대회 기간 동안 서울 코엑스 B2홀에서 진행됐다.
전시는 건축계의 역사를 되짚어 건축계를 튼튼하게 변화시키겠다는 의도에 따라 과거(‘그 시대를 만나다’), 현재(‘신진 말하다’), 미래(‘공공건축 함께 가다’)라는 총 3가지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약 30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토론은 29일 세 번에 거쳐 진행됐다.

건축계 역사 되짚은 ‘그 시대를 만나다’

‘그 시대를 말하다’는 드로잉 기법으로 제작한 200여 점의 건축 아이디어 스케치와 설계도면으로 채워졌다. 토론은 용산전쟁기념관, 부산방송국 등 굵직굵직한 건축물들을 설계한 이성관 조직위원장(건축사사무소 한울건축 대표)과 4인(▲백창용 미래위원장 ▲김현숙 건축사 주.이엔 건축사사무소 ▲박정연 건축사 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 ▲김법구 건축사 라임 건축사사무소.주)의 패널들이 참여해 질의응답 식의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성관 조직위원장은 시대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자기계발’이야말로 좋은 건축사가 되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진 건축사가 말하는 스타트업 건축계의 현실, ‘신진 말하다’

‘신진 말하다’에서는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가득 담긴 대한민국 신진건축사들의 작품 57점이 전시됐다. 13시에는 ‘신진건축사 페차쿠차’라는 주제로 네 명의 신진(▲김상기 건축사 김상기건축사사무소 ▲윤재균 건축사 와이피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 ▲이승철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품은 ▲최익성 건축사 주.건축사사무소 다자인)들이 스타트업 건축계에서 겪은 에피소드와 신진들이 생각하는 건축사의 윤리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래를 위한 공공건축 담론의 장, ‘공공건축 함께 가다’

‘공공건축 함께 가다’에서는 공공건축물 인쇄물 작품 39점이 전시됐다. 14시 30분부터 약 세 시간가량 진행된 토론에서는 공공건축의 현 상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첫 번째 주제인 ‘설계의도구현’에서는 남정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와 차은주 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사가 발제자로 나섰으며, 발제 이후 발제자들을 비롯해 ▲박현진 건축사(주.온디자인 건축사사무소) ▲백창용 건축사(해담은풍경 건축사사무소) ▲전성은 건축사(주.전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가 토론에 참여했다. 두 번째 주제인 ‘공공건축 설계계약 제도 개선’에서는 차은주 건축사(주.정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가 발제를 맡았고, 박성준 대한건축사협회 이사와 박세희 건축사(주.지안 건축사사무소), 백창용 미래인재위원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토론의 주요 쟁점은 ‘질 높은 건축물을 위한 건축사의 업무와 비용의 재정립’과 ‘건축계 용어 통일의 필요성‘ 두 가지로 압축됐다. 남정민 교수와 주희성 건축사, 두 발제자는 설계만을 건축사의 업무로 생각하는 국내의 현 상황을 지적하고, 설계업무를 비롯해 공사단계 시 설계의도를 구현하는 업무까지 건축사의 기본 업무로 인정하는 국외의 사례를 들어 국내의 설계업무 가이드라인의 방향을 제시했다.

토론자들 역시 발제자의 의견에 동의를 표하면서 건축사의 모든 업무들이 공공건축, 골목건축, 건축환경의 품질을 높이는 일과 관련이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애매모호한 건축계 용어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토론자들은 “‘설계의도 구현’과 같이 건축계의 법적인 용어들이 너무 어렵고 그 기준도 모호하다”면서 “협회를 중심으로 용어를 통일하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번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전시와 달리 ‘토론’을 병행해 차별화를 꾀했다는 점에서 관람객들로부터 색다른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단순히 일방향으로 관람을 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들을 관람하면서 건축사, 유관단체 등의 토론을 함께 볼 수 있어 쌍방향적인 소통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백창용 미래인재위원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건축계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 대회가 끝난 후에도 소통은 계속된다”고 강조하고 “올해 마련한 대한건축사회관 다목적홀에서 매달 소규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니 많은 분들이 참석하시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들려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 참관객들이 ‘공공건축 함께 가다’에 전시된 공공건축물과 설계도면 작품들을 관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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