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에 있었던 ‘2019강원건축문화 상’ 시상에서 필자 사무소가 ‘오디(5D)’라는 프로젝트로 대상을 수상했다. 큰 상을 받았지만, 수상에 대한 소감을 얘기할 수있는 마땅한 자리에 없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서 발언하고자 한다.

작품 제출용 패널에는 그 내용을 담지 못했으나, ‘오디’의 수상은 ‘디자인플러스 건축사사무소’ 내부적으로 몇 가지 의의를 갖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보통의 건축비’로 ‘보통의 공사업자’와 함께 이뤄낸 결과물이 라는 것이다. 또한 ‘충분한 설계 과정’과 건축주를 대변하는, 일종의 무기가 될 수 있는 ‘충실한 도면’, 그리고 현장을 놓아 버리지 않는 건축사의 자세가 중요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이다.

설계 의뢰 상담을 할 때, 설계 기간에 대해 건축주에게 이야기하면, 대부분은 사무소 능력을 의심한다. ‘젊은 사람들이 인허가 대응에 미흡하여 오래 걸리는 게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식이다. 그럴 때면 설 계 과정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해 설명을 하기는 하나, 안타깝게도 설득되시는 분들은 몇 분 되지 않는다. 또 공사용 도면도 꽤 디테일하기에, 소위 ‘업자’들은 도면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본인들의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기도 하고, 부실한 도면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공사 과정 중의 ‘추가공사 비’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열심히 도면을 그렸다 하더라도, 현장과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때로는 현장 에서 더 좋은 대안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 에, 현장을 무시해서는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 횟수가 고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주일에 2~3번은 현장에 나가게 되고, 공정에 따라서는 매일 확인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나름의 의의는 ‘지역’에 대한 것이다.

현장을 자주 나가볼 수 있는 것도 ‘지역 건축사’ 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강릉의 시내권은 10분 남짓, 외곽도 20~30분 정도면 목적지까지 도착한다. 비교적 짧은 물리적 거리가 현장과의 잦은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또 준공촬영을 함께 하는 분은 강릉의 ‘지역 작가’다. 건축 사진 전문 작가가 아니다 보니, 우리가 원하는 컷을 휴대폰으로 찍어 보여주면서, 함께 촬영을 진행한다. 우리나 작가나 쉽지 않은 촬영 이나, 이를 고집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지역의 건축사’로서 내가 속한 ‘지역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지역의 작가와 함께 일하는 것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진 작업뿐만 아니라, 공사 시공자 선정, 하부 공정의 전문가들, 건축 자재의 사용 등도 가급적이면, 강릉의 시장 안에서 해결하려 노력하고, 건축주를 설득하기도 한다.

상을 받는다는 건, 언제라도 무엇이라도 기분이 좋은 일임에는 맞는 것 같다.

주변으로부터의 시선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도 ‘디자인플러스 건축사사무 소’만의 작업 방식에 대한 확신을 보다 굳건히 한 데에 그 의의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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