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에게 고발·단속권한 부여해야”

안전사각지대 ‘불법 건축’, 이젠 해법을 고민할 때 장영호 기자l승인2019.11.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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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 “위반 건축물 단속 현장조사 때, 건축물 설계·구조확인할 수 있는 ‘건축사’ 주도 민·관 합동조사 실시해야” 제언

불법 증축 등 규정을 어긴 건물사용이 피해를 키운 밀양·제천 화재참사 이후에도 불법 건축물이 여전하다.

올해 8월 서울시가 광주 클럽 복층구조물 붕괴사고와 관련하여 서울소재 안전 사각지대에 있었던 감성주점 등 클럽 유사시설 136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42곳에서 위반 사례 65건을 적발했다고 지난 9월 19일 밝혔다. 무단증축 및 구조변경 12건, 화재안전 32건, 식품위생 위반 8건, 자치구 감성주점 조례위반 13건 등이다. 또 감사원은 올해 3월 27일 불법 증축과 구조변경 등이 의심되는 전국 182개 다중이용시설 건축물(어린이집·요양병원·학원 등)을 점검한 결과 총 1287건의 안전 미흡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은 별도로 근린생활시설 용도의 건축물을 주거시설로 불법용도 변경한 것으로 의심되는 건축물 총 1만330개를 추출해 이 중 3146개 건물에 대한 현장조사를 한 결과, 1237개 건축물에서 불법 구조·용도변경 사례를 확인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도 소규모건축물이 밀집해 있는 지역 위주로 현관과 벽을 설치하는 일명 ‘건물 쪼개기’ 불법 대수선이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불법 건축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불법 건축물 방치로 인한 사회적 해악은 시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예를 들어 불법 건축물 피해는 다세대 및 다가구주택을 만들어 파는 이른바 집장사들에게 속아 불법 건축물을 매수한 건물주에게도 여파가 미친다. 이행강제금은 건축법 등을 위반한 건축주 등에게 위반사항이 시정될 때까지 부과되는데, 지자체가 불법건축물이 허가된 후에 집장사가 아닌 애꿎은 건물 매수자들에게 이행강제금을 물리고 있다. 건물에 대한 사용승인 이전의 위법사항이 사용승인 이후에 적발됐다고 해서 이행강제금을 감면하는 규정은 현재 따로 없어서다.

현행법상 법을 지키지 않은 건축물은 첫 시정명령 때부터 위반사항이 건축물대장에 기재된다. ‘건축물대장의 기재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 제8조(위반건축물의 기재)에 따라 지자체가 위반 건축물에 대해 최초 시정명령을 내리는 시점에 건축물대장에 ‘위반 건축물’ 여부가 기재되지만, 이 또한 최초 매수자에게는 있으나 마나다. 법령 위반사항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건물을 사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전세보증금을 날릴 처지에 몰린 세입자에게 사실상 유일한 안전장치인 ‘전세보증보험’도 불법 증·개축을 한 위반건축물일 때 아예 가입이 제한된다.

사실 전국에 광범위하게 퍼진 불법 건축물을 뿌리 뽑기 위해선 이행강제금 등 행정처분이 있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형사처벌이다. 지자체와 검·경 합동수사를 통해 단속과 시정조치가 취해지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왜냐하면 정부기간 간 칸막이식 행정 때문이다.
단속주체인 관할 지자체도 인원이 부족해 민원신고 위주로 단속한다. 일례로 서울시 강남구의 ‘2017 위반건축물 단속 및 정비 추진계획’에 따르면, 강남구 위반 건축물에 대해 상시 순찰 및 정비를 위해 편성된 순찰반은 주거정비팀 6명뿐이다. 적발된 불법 건축물에 대해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지만, 건축물 원상복구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관계자들은 인허가 때부터 불법 사실을 제대로 적발하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전문가를 활용한 불법건축물 신고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작년 9월 4일 발간한 보고서 ‘건축 법규 위반 건축물의 현황과 개선과제’에서 “위반 건축물 단속을 위한 현장조사를 실시할 때, 건축물의 설계·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건축사를 활용하는 민·관·합동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A건축사는 “그동안 불법 건축에 대해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구체적으로 이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할 시점이다”며 “대다수 불법 구조·용도변경이 실내건축공사에 의해 진행되는 만큼 최소한 다중이용시설 실내공사 때라도 내부 평면에 건축사가 법적으로 개입해 자재부터 대피공간까지 검증토록 해야 하고, 사진 채증을 통한 인터넷 신고(세움터 등) 체제를 마련하는 등 ‘불법건축’에 대한 고발 및 단속권한을 건축사에게 부여하고 해당 불법건축으로 부당하게 얻은 이득의 일정 부분을 신고자에게 보상으로 지급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장영호 기자  yhduck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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