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마을의 미래, 서울시 마을건축가 심포지엄’

서울시 첫 시행 ‘마을건축가 제도’, 운영성과 등 공유하고 문제점과 향후 향방 짚어보다

서울시에서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마을건축가 제도’의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 주민과 자치구를 대상으로 정책을 안내하고 다양한 의견을 소통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0월 7일, ‘함께 만드는 마을의 미래’를 주제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하2층 서울아카이브에서 서울시 마을건축가 심포지엄이 열렸다. 서울시 마을건축가 제도는 두달 전 서울시 조례를 통과해 현재 기반을 다지는 단계에 있으며, 2022년 서울시 전역(25개 자치구, 424개동)에 확대 시행을 목표로 운영 중이다.

◆ 서울시 마을건축가,
   지역 상황 종합적 고려해
   마을 단위 공간정책 지원
   3월부터 본격 시행…
   현재 128명 활동 중, 전문 지식과
   열정으로 ‘주민 마음’ 열어

서울시 마을건축가 제도는 주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소규모 공공건축물, 공공공간 등의 실질적 공간 개선을 지원하는 제도로, 마을에 애착을 갖고 지역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단위 공간정책을 지원(자문·조정·기획)하는 건축 전문가를 마을건축가라 일컫는다. 서울시는 현재 총 128명의 마을건축가(마을건축가 자치구 MP-Master Planner- 25명, 마을건축가 103명을 위촉해 운영 중이며, 각 자치구별 마을건축가를 배정해 마을 단위 현장 진단 후 개선이 필요한 공간을 발굴해 새로운 가치를 담은 ‘마을지도’를 작성하고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송문식 (사)열린사회시민연합 이사장이 ‘마을건축가 바로 알기’를 주제로 마을공동체의 의미를 설명하고, 주민 눈높이에서 마을건축가 제도를 소개해 정책 이해도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 중랑구 성공사례로 본 가능성
   이순석 중랑구 MP
  “장소 넘어 도시까지 이어지는
   의미있는 사업”

‘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를 주제로 한 2부는 실무 담당자와 마을건축가의 좌담 형식으로 마을건축가 제도의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방향에 관해 문답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문답에 앞서 마을건축가 제도 도입 후 지난 3~7월, 종로·중랑·양천·구로·영등포구 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한 마을건축가 활동을 공유하고, 그 중 마을건축가를 통해 발굴한 공간개선사업을 마중물 사업으로 추진하는 성과를 거둔 중랑구 사례가 소개됐다. 이순석 중랑구 MP(마을건축가)가 직접 소개를 마친 후, 진조평 중랑구 도시환경국장과 함께 직접 마을건축가와의 행정 소통, 주민 협치가 이뤄진 과정을 이야기했다.

진조평 중랑구 도시환경국장은 “처음 주민들은 왜 마을건축가가 동네를 바꾸겠다고 설치고 다니냐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전문적인 콘셉트와 지식, 열정을 갖고 주민의 아픔과 불편함을 들여다보는 온기있는 전문가들이 주민의 마음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순석 MP는 “중랑구는 주민 공간워크숍 진행을 통해 공공건축물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한 단계 나아가 주민디자인참여단을 구성 계획이다. 서울시의 의지로 만들고 시작되고 마을건축가들의 참여로 발견한 작은 길이지만, 장소를 넘어서 도시까지 이어지는 작지만 의미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마을건축가 시행 첫 해…
   각종 시행착오 有
   주민과 건축사의 애정어린 관심 필수,
   ‘동기부여’ 필요

토론을 통해 마을건축가 활동의 실마리를 찾고자 참석했다는 김정임 서초구 MP는 “마을만들기는 바텀업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시행 첫 해라 그런지 결국 탑다운 형식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면서 “또 올해 예산 전에 성과를 제출해야 하는 등의 불합리성이 등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일만 두고 얘기할 것이 아니라 프로세스나 대가 등을 마을건축가들끼리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서로 오픈해서 같이 변화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밝히고, “해당 자치구에 연고가 있는 분들이 배정되면 늘 보던 데서 애정을 가지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상훈 서울시의회 의원(도시계획위원회)은 “사업이 잘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마을건축가처럼 주민의 일상적 삶과 연결된 공간변화를 만드는 것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기회나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 당하는 공간에서 살다가 스스로 디자인하는 삶으로서의 전환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공간의 변화를 만드는 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가산점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해 이해관계자 간에 적극적으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서로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소통’의 중요성 대두
   김태형 서울시도시공간개선단장
  “소통 기회 마련해 주민과
   자치구 협력 강화 등 지역밀착형
   공간개선 위해 노력할 것”

이순석 MP는 “공공건축가와 마을건축가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마을건축가는 주민들과 함께 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정임 MP는 “구청장님을 뵙고 시작하려고 생각했었는데, (토론을 하다 보니)어떻게든 마을활동가분들하고 먼저 이야기를 나눠 출발하는 것이 바텀업으로 시작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직장인이나 학생 등 주민과 소통한는 자리가 꼭 물리적 자리일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다양한 소통창구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조평 중랑구 도시환경국장은 심포지엄에 참석한 마을건축가들에게 “구청의 정책방향을 보라. 첫째, 캐치프레이즈 등을 잘 보고,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면 다른 곳으로 가라. 두 번째, 권한을 요구해라. 아무리 좋은 실행계획도 예산이 없으면 무의미하고, 그간의 시간과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 여러분이 하는 일은 타이밍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트렌드가 바뀐다. 셋째, 홍보를 해라”고 조언했다. 또 “여러분들이 하는 것은 공간 혁신이다. 공간은 사람 중심이다. 사람이 거주하며 행복을 만들고 미래를 계획하지 않나. 그게 시간 지나면 역사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마을건축가의 성패는 모두가 참여하는 데에 달려있다. 소통에는 열정과 진심만 있을 뿐 정답은 없다”고 응원을 보냈다.

김태형 서울시도시공간개선단장은 “공공건축가가 건축사의 개인적 재능을 많이 요구한다면, 마을건축가는 그보다 광범위한 건축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면서 “마을건축가 제도의 주민 참여 공감대를 확산하고, 지속적인 소통의 기회를 마련해 주민과 자치구와의 협력을 강화함은 물론 지역밀착형 공간개선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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