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한 오키나와 건축여행

최익성 건축사l승인2019.10.0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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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4일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필수 소재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고 이에 대응하여 한국이 8월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을 종료 하기로 결정 하면서 한일관계는 끝없이 나빠지고 있다.
TV에서 연일 NO JAPAN “일본 물품을 사지 않습니다. 일본 여행을 가지 않습니다”라는 NO JAPAN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여행이라 다른 일 같았으면 당장 그만둘 일이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계획한 일이고, 딸과 함께하는 첫 번째 해외여행이라 딸의 실망감을 생각하니 여간 고심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딸은 한참 전부터 생각 날 때마다 고래상어 만나기를 고대해왔었고, 나 또한 그간 일본을 방문한 적이 없었기에 일본의 건축문화를 경험하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딸과 함께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오르고야 말았다. 오키나와(1,206.93제곱미터)는 일본 큐슈 남단으로부터 약 685km 떨어진 최남단에 위치해 있으며, 57개 섬으로 이루어진 오키나와현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섬으로 제주도(1,849.02)보다는 약간 작은 규모의 섬이다.
제2차 세계대전 끝 무렵인 1945년 4월 미국이 상륙하여 류큐제도를 미국이 지배하고 있다가 1972년 일본에 모두 반환되어 일본의 섬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미군에 대한 지역민들의 적대 감정이 강하며, 친미정책을 추구하는 아베에 대한 불신도 매우 강한 지역이다. 특히 지난 2018년 10월 1일 치러진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에서 “NO ABE(노 아베)”를 외치던 타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가 당선되었다 하니, 나의 오키나와 여행이 아주 조금 위안을 받는 듯 했다.
나와 딸이 처음으로 향한 곳은 오키나와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국제거리(고쿠사이도오리)이다. 약 1.6km를 일직선으로 뻗은 거리에는 오키나와 수호신과 토산품을 파는 상점들이 많았다. 나는 그곳에서 시샤 조각상을 구매했다. 시샤는 사자모양을 한 수호신으로 입을 다물고 있으면 암컷, 입을 벌리고 있으면 수컷이며, 두 마리의 시샤는 복을 가져다주는 행운의 수호신이라고 했다.
두 번째로 우리가 향한 곳은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슈리성이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슈리 성터만이 등재되었고, 전후 재건된 건물과 성벽은 세계유산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일본이 슈리성을 복원하기 위하여 일본 전국에서 공예가와 장인들이 몰려들었고, 류큐기와를 복원하기 위해 지역 사회의 예술가들이 힘을 한데 모아서인지 복원된 건물이라 여겨지지 않고 오랜 전통이 숨 쉬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일본인의 장인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특히 슈리성 정전은 류큐건축의 아름다움이 집대성된 3층의 목조건물이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자금성의 태화전을 모델로 했다고 하지만, 시대를 거치며 오키나와 특유의 양식으로 변해버려서 인지 나는 전혀 비슷해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찾은 곳은 딸의 이번 여행 목적지이기도 한 츄라우미 수족관이다. 이곳에는 고래상어가 2마리 있다고 한다. 츄라우미 수족관은 아름답고 청정한 오키나와의 바다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수족관이었다. 특히 츄라우미 수족관의 자랑거리는 '쿠로시오 바다'라는 대형 수조다. 높이 8.2미터, 폭 22.5미터, 두께 60센티미터의 수조 앞에서면 크기에 압도당하고 만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최대 규모라고 한다. 수조가 아니라 마치 바다를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수조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거대한 고래상어였다. 수조 안으로 비치는 자연광을 배경으로 유유히 헤엄치는 고래상어의 모습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수족관의 고래상어 중 가장 큰 ‘진타’는 길이가 약 8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이밖에도 쥐가오리를 비롯한 여러 어종이 한데 어우러진 장관은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생생했다.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2박 3일간의 오키나와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일본과의 관계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일본은 2019년 프리츠커 수상자 이소자키 아라타를 배출함으로써 벌써 9명의 프리츠커 수상자를 보유한 건축의 선진국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건축에서는 우리가 아직 일본에서 배울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빨리 일본과의 관계가 회복되어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관광을 했던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익성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다자인<인천광역시건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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