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경영 베스트 프랙티스의 산실은 대기업이었다. 대규모 자원과 탁월한 프로세스, 훌륭한 인재를 갖춘 거대 기업들은 경영계를 선도하는 관행을 창조하며 기업계는 물론이고 사회 전체의 발전을 선도했다. 실제 GE는 윤리경영, GE매트릭스, 6시그마 등을 도입하며 경쟁력 강화의 모범 사례를 지속적으로 창출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대기업들이 도입한 관행이 다른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전파됐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실제 GE나 삼성전자 같은 과거의 선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지만, 혁신적인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며 사회를 선도하는 조직들은 이제 기존 대기업이 아니다. 오히려 스타트업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빠른 기획과 실행을 토대로 시장 반응을 신속하게 파악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혁신제품의 성공 확률을 획기적으로 높인 애자일 기법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선도하고 있다. 반면 오랜 역사를 가진 거대 기업들은 애자일 도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기존 관료적인 문화와의 충돌로 인해 애를 먹고 있다.
고객 지향적 혁신도 스타트업들이 선도하고 있다. 한국에서 오랜 역사와 막대한 자원을 가진 기존 금융 기업들은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점진적 혁신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 토스는 전화번호만 있으면 송금을 가능케 했고, 랜딧은 기존 금융시스템 하에서 제2금융권에 갈 수 밖에 없었던 수많은 중(中)신용자들에게 적정 수준의 금리를 제공해 이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줬다. 덕분에 이들 스타트업은 기업 모두 기존 거대 금융사들이 시도하지 못한 영역에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조직 혁신도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들이 훨씬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수평적 소통과 종업원들의 자발적 몰입, 엄정한 인사, 객관적인 성과 평가 등은 스타트업들이 확실히 대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즉, 고객가치 창출, 조직 운영, 혁신적 경영 기법 등 다양한 측면에서 스타트업들이 대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대기업보다 자원이 부족하지만 스타트업들이 더 탁월한 고객가치를 창출하다보면 결국 대기업이 장악한 시장 영역을 조금씩 잠식하다 결국 시장 전체를 장악할 수도 있다.
이제 미래를 선도하고 싶다면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에서 배워야 한다. 이는 곧 기존 경영학의 몰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존 경영학은 대기업이 창출한 프랙티스와 운영 방식에 기초해 이론을 정립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경영하고 있다.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경영학에도 스타트업 발(發)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