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한해 중에 두 달이 훌쩍 지나 3월에 접어들고도 국내 건설경기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현시점에 건축 설계업계의 침체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현실의 암울한 침체는 빠져나오려 발버둥치지만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 들어가는 늪에 갇힌 형국이다.

수렁의 늪에서 한가닥 버팀줄이 되어줄 무언가를 찾아 굳건한 땅에 발을 디디고자하는 설계업계의 자구책 마련과 아울러 정책적인 측면에서 건축설계 산업의 육성 방안에 대한 논의도 부단히 이루어지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 시각으로 건축은 사회적 예술이고, 역사의 증명이며, 문화의 산실이다. 과거에는 건축설계를 예술이고, 과학이고, 문화이기만을 고집스레 고수해왔다면,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여 과거의 인식에 덧붙여 건축설계는 서비스이고, 산업이다 라는 명제까지도 자연스레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원리는 세상만사에 적용되는 필수불가결의 요소이다.

나의 것만이 언제나 정답이고, 정답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머물기보다 하룻밤 새에도 신제품이 쏟아지는 급변하는 세계의 변화에 한발 앞선 변화와 변신, 다양한 시각에서의 자유로움이 동반될 때야말로 진정한 지식인, 사회적 리더로써의 건축인이 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발맞추어 건축설계와 관련하여서는 건축 관련 5단체-대한건축사협회, 대한건축학회, 한국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가 2011년부터 “건축 서비스산업 진흥법”의 제정을 국토해양부와 함께 추진해오고 있고, 2012년 새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건축문화 진흥법 제정을 추진하고자 하고 있다.

국토의 계획과 개발의 방향을 Leading하는 국토해양부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적 문화 가치의 위상을 드높이는 leader인 문화체육관광부, 이 두개의 정부기관이 당연히 건축의 행정적 리더 부처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행정적인 지원과 뒷받침이 선도해가는 건축정책의 정착을 통해 건축에 대한 인식과 위상이 제고되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으며, 이를 통해 건축이라는 것이 건설을 위한 방편이 아니라, 문화정착의 선두주자임을 위풍 당당히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찾아지지 않고 있는 건축의 길에 한줄기 새로운 빛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내 자리는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찾아내고, 만들어가서 당당히 내 자리임을 굳건히 하는 것이다. 현실이라는 이 땅을 굳건한 바탕으로, 나 스스로가 건축인으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건축이라는 이름을 단지 개인의 고집스런 디자인이라는 한계로 묶지 않는 Open-mind 등을 토대로, 먹고 살기위해 하는 행위가 아니라 Client 라는 대상자와 함께하는 Design, Engineer, Project Leader로써 자존감을 지켜나가는 건축인이라는 자부심을 고수해 낼 때 굳건히 지켜지는 자리임을 명심하고자 한다.

나는 오늘도 소망한다.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나 스스로의 아집에 빠지지 않기를, 내가보는 시각이 전부가 이님을, 남의 말에 귀기울여서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건축이 찬란하기를 소망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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