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 대한 책임감으로 자격대여 근절·건축사 사회적 책임강화 방안 마련해야”

건축물 안전 위협하는 자격대여 근절과 건축사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 토론회 장영호 기자l승인2019.05.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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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 국민신뢰 높이려면 건축사협회 의무가입 등 실천가능한 것부터 우선 시작해야”

▲ 5월 13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2세미나실에서 '건축물 안전 위협하는 자격대여 근절과 건축사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국가·사회 내 건축은 국민의 생명·안전을 담보하는 중요 요소다. 건축의 전 과정에 걸쳐 핵심역할을 하는 건축사의 직업윤리체계는 그렇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그 직업윤리체계를 원활하게 작동케 하는 시스템의 확보도 국민의 생명·안전을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우선돼야 할 과제이자 목표가 돼야 한다.” <이명식 동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한국건축설계학회장>

정동영 국회의원과 대한건축사협회 공동주최·주관하에 정부·지자체·건축계가 한데 모여 ‘건축물 안전을 위협하는 자격대여 근절과 건축사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토론회에서는 현 건축계의 현실진단과 반성, 국민들이 건축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겸허히 받아들여 왜곡된 편견을 바로잡고, 미래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시장에서 벌어지는 자격대여·설계비 덤핑 등 여러 문제를 풀기 위한 건축사 업무의 공공성 강화와 윤리확보 방안에 대한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하고,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선 건축사협회 의무가입, 표준계약서 개정·다양화 등 우선 실천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론회는 박경립 한국건축정책학회 명예회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가장 먼저 이명식 동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한국건축설계학회장)가 발제자로 나섰다. 발제를 통해 ▲전문직으로서 건축사 윤리의 의의와 중요성 및 사회적 역할 ▲선진 외국의 건축사제도 사례분석 ▲건축사 업무의 공공성·윤리확보를 위한 건축사협회의 역할 ▲건축사 관리체계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건축사가 전문가로서 위상 재정립을 위해 사회적 역할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그에 맞춰 윤리강화를 위해선 어떤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지, 선진 외국과 비교했을 때 지금 우리 현실이 어디쯤 와 있는지 요약정리해 설명했다.

◆ 발제자 이명식 교수
  “건축사업무 공공성과 윤리확보 위해
   건축사협회 역할 재정립돼야,
   건축사 윤리강화 관리감독 체계로
   ‘건축사협회 의무가입’ 필요”

이명식 교수는 “건축사업무환경이 인력수급 문제, 공공기관의 부당한 요구관행, 과당경쟁에 따른 윤리의식 결여, 건축사자격대여, 비용과 권한없는 건축사의 책임증가, 임의규제 관행 및 비현실적인 법 적용문제 등 수많은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건축사업무의 공공성과 윤리확보를 위해 건축사협회의 역할이 재정립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건축사 윤리강화 관리감독 체계로서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축사협회가 징계의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국내 자격등록 건축사의 가입을 의무화해 관리를 강화해야 하며, 징계위원회 구성 및 조사·검사를 자격단체인 건축사협회로 일부 일임함으로써 건축사의 자율정화기능을 활성화해 건축물의 안전,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발제자로 나서 '건축사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한 관리체계 확립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명식 동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한국건축설계학회장)


이명식 교수는 현행 건축사 관리·감독 체계의 문제로 징계권을 갖고 있는 국토부와 지자체의 인력,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함을 지적하며 “정부에 의한 관리·감독 체계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충분한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협회가 위법행위를 한 건축사에 대해 증거서류를 첨부하여 징계건의가 가능하나 조사권한이 없어 징계건의조차 어렵고, 건축사등록이 협회에 위탁돼 건축사 관리책임은 협회가 안고 있으나 관리권한은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건축사등록원이 건축사들을 통제하는 역할 수행 및 징계업무 담당 ▲건축사협회 가입의무화 및 건축사법 개정을 통한 협회 정관 법적 효력 인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협회가입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 협회 정관 및 제규정의 정비와 함께 협회와 지부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협회 의무가입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원영섭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도 “제도적으로 징계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수사과정에서 입증하기 어려워서다. 임의가입으로 징계를 당하지 않기 위해 빠져나온 사람, 즉 악인이 승리하는 구조가 지금 시장의 현실이다. 업계 자정노력으로 제대로 된 징계를 위한 법정의무단체 및 건축사에 대한 인식제고 프로그램이 실행돼야 한다”며 건축사 스스로 자정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제도보완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 국토부 이경석 건축문화경관과장
  “건축사협회에 공공의 역할 부여하려면
   공공성에 대한 확실한 보장 필수적”

정부를 대신해 토론자로 참석한 이경석 국토부 건축문화경관과장은 협회에 공공의 역할을 부여하려면 공공성에 대한 확실한 보장이 필수적이라며 “건축사등록원이 공공의 업무(건축사 통제 및 징계업무 담당)를 수행키 위해선 전제조건으로 공정성·객관성이 담보돼야 한다. 건축사의 협회가입 임의화가 의무가입으로 바뀐다는 것은 규제강화를 뜻해 규제심사 과정에서 설득을 위한 자료가 충분해야 하며, 공인노무사협회·관세사협회 등 의무가입으로 바뀐 단체사례를 참조해 확실한 명분과 논리가 검토·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경서 서울특별시 건축기획과장도 “건축사협회가 의무가입을 통한 공적인 일을 하려면 사회적 역할과 투명성이 전제돼야 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 사업이 강화돼야 한다”며 건축사협회가 좀 더 국민들의 신뢰를 쌓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건축 미래세대를 위해서 모든 문제를 단 번에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스스로 할 수 있는 실천리스트를 정해서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김기중 새건축사협의회 부회장은 “실제 현장에서 건축사인양 설계하고, 뒤로는 건축사들과 계약해 진행하는 자격대여 실상들을 많이 봐왔다. 직원수급 문제, 설계비 덤핑과 이에 따른 설계품질 저하 등의 문제는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는 복합적인 것이니 건축사 실천강령을 정해 단계별로 진행하고, 인증·심의·평가제도 등 여러 설계환경을 담는 다양한 표준계약서 제작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영종 한국건축가협회 법제도건축위원장은 “현재 건축사협회의 과도한 입회비 문제가 신진건축사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해 건축시장 진출을 불가능하게 한다”며 “의무가입 전에 먼저 업무대가 해결과 건축사의 건축직 공무원 의무고용이 이뤄져야 한다. 의무가입이 아니더라도 가입하고 싶은 협회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고 했다.

◆ 영국은 협회에
   99%가 회원으로 가입해
   빅데이터 관리 수월,
   계약서만 100개 달하고
   설계비는 국내 대비 3배…
   독일은 건축사연금제도 및
   보험체계 잘 갖춰져

김현준 강원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영국 건축사)와 윤홍연 사이다건축사사무소 대표(독일 건축사)는 건축사의 사회적 역할 강화 관리체계 사례로서 영국과 독일의 건축사제도를 설명, 참고할 것을 주문했다.
김현준 강원대 건축학부 교수는 “영국은 협회비를 내야 건축사 명칭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99%가 회원으로 가입해 의무가입에 가까우며 이를 통해 건축사 관련 빅데이터 관리가 수월하다. 허가권자의 90%가 건축사일 정도로 건축사업무가 다양한 분야로 퍼져 있으며, 건축사의 리스크를 협회에서 뒷받침한다. 영국은 계약서만 100개에 달하며 행동강령이 위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설계비도 우리와 비교해 정확히 3배다”고 강조했다.
윤홍연 사이다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독일은 건축사협회에 건축사연금제도 및 보험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협회가 건축사등록·관리 등 총체적 업무를 하고 있다. 직업규정 절차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가 가능하다”며 “건축사협회에서 주최하는 건축의 날 행사를 통해 국민들에게 건축문화를 전파하는 등 시스템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의 마지막으로 전재우 대한건축사협회 조사위원회 담당이사는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이 만능키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 틀안에서 건축사의 사회적 역할을 충분히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의가입에서 의무가입으로 전환 시 협회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했다. 우선 회원들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는 협회가 돼야 함을 거듭 강조하며, 이를 위해 “이번 5월 16일 발족하는 ‘건축사 재난안전지원단’과 같이 건축사들의 능력을 사회에 환원, 공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하나하나 실천해야 하고, 독일처럼 건축사의 연금제도 및 보험제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며 “의무가입 시 의사결정 구조가 일방통행식이 되는 것 아닌지 우려할 수 있으나 협회 내에서 다양성은 항상 존중될 것이며, 함께 간다는 생각으로 다음 세대를 위한 건축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박경립 한국건축정책학회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건축문화 창달·발전을 위한 도미노의 시작점, 그리고 현안 해결의 만능키가 과연 무엇일지에 대한 다양한 화두가 거론됐다.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 건강한 사회, 건강한 건축계를 향한 노력들이 이어져야 한다”며 “건축사 자격대여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며, 스스로 자정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건축계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겨줄지에 대한 준비 그리고 고민들을 지금부터라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장영호 기자  yhduck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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