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함성호 시인l승인2019.05.02 11:5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알람
- 이선영

깨어 일어난다는 게 무슨,
소용이람소용이람소용이람
펼쳐 놓은 이부자리가 다,
무어람무어람무어람
베갯잇에 낀 후회와 반성과 슬픔이,
자람자람자람
입고 먹고 두고 사는 게 이런,
것이람것이람것이람
걸치고 나갈 희망이,
모자람모자람모자람
두 눈 두 귀로도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사람사람사람
밥 차리고 예 차리고 속 차리고 살다 보니
종종, 열남열남열남
닫기도 무거운 이 문을 어떻게,
열람열람열람
이러다간 열어 보지도 못하고
문앞에서 그냥, 끝남끝남끝남
양손에 잔뜩 집어든 채
신발까지 신고 서서 이제 어떻게,
살람살람살람

잔이 깰 때까지 그치지 않고 들려오는
이 한밤의 알람


-『60조각의 비가』이선영 시집 / 민음사 /2019년

알람을 켜 두고 자는 사람들은 내일 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다. 늦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내일의 일정을 스스로 조정 할 수 없거나 일에 매여 있는 사람들이다. 잠을 자면서도 어쩔 수 없이 소리에 예민해져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럴 때 알람은 생활인으로 가장 최전선에서 울리는 공격 명령과 같다. 일어나야 하는 의지와 일어 날 수밖에 없는 강제가 같이 하는 아침을 맞는 사람들이다. 행복한 사람들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고 한다. 알람을 켜두고 자는 사람들은 꿈을 반납하고 일상을 꾼다. (무엇으로부터)빌린다.
 

함성호 시인  .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여백
신문사소개광고안내광고문의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한건축사협회  |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 317 건축사회관 9층 편집국  |  대표전화 : 02)3415-6862~6865  |  팩스 : 02)3415-6899
등록번호 : 서울 다 09707  |  등록연월일 : 2009년 5월 8일  |  발행인 : 석정훈  |  편집인 겸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성용
Copyright © 2019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