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하기 힘들어했던 기성세대는 이제 새로운 대상 Z세대를 맞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두려움을 표하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도 힘들었는데 Z세대와 조직에서 조화롭게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다른 세대를 이해하는 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들의 상황을 잘 살펴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실제 필자가 경험한 사례는 기성세대가 자주 빠지는 덫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필자는 뭔가를 시작했다가 금방 포기하는 한 후배에게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고 질책했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들은 지인들은 오히려 필자를 비판했다. 자랄 때 항상 집안의 냉장고가 가득 차 있어 배고픔을 겪어본 적이 없는 세대가 헝그리 정신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었다. 새로운 세대가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전혀 새로운 모티베이션 전략이 필요한데 필자는 기존 사고의 틀에서만 머물렀던 것이다.
1990년대 중후반 이후 출생자인 Z세대도 그들이 자라온 환경을 분석해보면 충분히 이들을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은 유례없는 불황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 기회가 좁아지는 걸 온 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에 불공정한 관행 때문에 기회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아주 민감하다. 늦게 들어오거나 중간에 빠져나가는 학생이 있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출석을 3번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조직 내 불공정한 관행에 대해서도 이들은 인내하지 않는다.
완벽한 인터넷 환경에서 자라난 Z세대에게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구별되는 그 무엇이 아니고 원래부터 존재했던 세계의 구성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밀레니얼세대보다 Z세대가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을 더 자주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양성에 대한 생각은 이전 세대와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이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동성애자이고, 주요 국가의 리더로 유색인종이나 여성들이 맹활약하는 것을 보며 자라났기 때문에 차별과 같은 관행을 이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극한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미디어인 유튜브를 소비하면서 자랐다는 점도 다양성에 대한 수용도를 극도로 높였다.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시장을 선도하고 조직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이들의 입장에서 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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