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5일 대한건축사협회 최영집 회장의 취임식을 시작으로 스물여덟 번째 집행부가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건축과 관련된 당면 현안이 산재한 작금에 새롭게 시작하는 집행부는 우선적으로 상당한 중압감을 느낄 것입니다. 소수의 집행부 인원이 현실의 무거운 짐을 지고 이러한 현실의 문제를 전적으로 도맡아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집행부가 전국의 건축사들의 협조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반드시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결국 건축사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집행부의 포용력과 소통 능력이 현재의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된다고 할 것입니다. 신임회장과 집행부는 이에 대한 판단과 능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되며 전국의 건축사들은 이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역시 전국의 건축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어야 하고 건축정론지로서의 역할에 보다 충실해야 할 것이며 새로운 집행부에 대한 활발한 의견개진과 현안에 대한 신속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사명으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신문의 속성 상 편집국장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은 신문관련 조직 구성을 고려해 볼 때 여타의 신문의 경우보다 편집국장의 역할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비록 신문의 배송에 대한 권한은 발행인에게 있고 편집인에 의해 임명되는 편집국장이지만 신문 제작에 대한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독립된 언론에서의 그 역할과 건축계에 미치는 숨겨진 영향력은 대단하며 편집국장의 정보에 대한 판단력과 추진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편집국장은 건축계의 각종 정보와 소식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런 이유로 대한건축사협회의 집행부의 일원이 그 역할을 맡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 이제 지난 신문 발간을 마지막으로 편집국장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하며 미력하나마 전임 편집국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코자 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고인 물은 상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편집국장 역할을 수행한 1년 남짓한 기간은 정말 숨 돌릴 수 없을 만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심신을 추스를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고 보름 간격의 주기적 압박감에서 해방되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지쳐가는 모습 속에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나태와 방임’과의 지루한 싸움에서 개인적으로 지고 싶지 않았고 개인의 상황이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난 2년여의 기간동안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특히 전임 편집국장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편집국장 역할을 대행하면서 개인적인 변화가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세상의 수많은 시선들과의 교감은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었고 진실성과 객관성의 요구는 개인적인 논리의 균형감각의 확보를 도와주었습니다. 또한 독자 여러분들의 격려와 애정 어린 충고들이 지난 1년의 시간동안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과 함께 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배운 것이 많은 만큼 아쉬움 또한 큽니다. 좀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에 집중하였다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좀더 부지런히 현장을 확인하고 자료실을 뛰어다녔으면 보다 심도 깊고 많은 정보를 독자 여러분께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인데 그렇게 실행하지 못한 데에는 개인적인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것은 신문제작을 마치고 독자들에게 배송하지 못한 신문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에 대한 관심이 많은 독자 분들은 알고계시겠지만 지난 해 8월 1일자(제43호) 신문이 제작 완료 후 배송을 앞두고 대한건축사협회 집행부와 시도회장 회의를 통해 발행인의 배포 보류요청으로 이제껏 배송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인 형태의 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관련 고발 기사의 내용에 대한 사회적 파장을 고려한 조치였고 추후 대한건축사협회 차원에서 문제가 되는 법인에 대한 시정권고 공문이 발송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서비스업 선진화 전략으로 비전문가의 전문직종 영리법인 설립 허용을 추진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아쉬움이 더욱 큽니다.

그동안 졸고에 관심을 갖고 지도편달해주신 독자 여러분과 부족한 사람과 함께 신문제작에 힘써 주신 직원 여러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며, 후임 편집국장 이하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의 앞날에 하늘과 땅의 기운이 함께 하길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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