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직원이 잘못하면 질책해야 한다.” 많은 리더들은 이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잘못했는데도 질책하지 않으면 부하 직원이 비슷한 잘못을 반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질책하고 꾸짖으면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할 것으로 기대하는 리더들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소박한 접근이다. 오히려 조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위험한 생각이기도 하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두려움에 극도로 민감해졌다. 두려움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맹수의 위협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집단에서 배제될 경우 생존 위협은 물론이고 DNA도 물려줄 수는 없었다. 따라서 인간은 집단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리더가 질책하면 부하직원들은 집단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두려움을 느낀 직원들은 변명을 하거나 잘못했다고 빠르게 인정하고 순응해서 조직으로부터의 퇴출 위협을 최소화한다. 두 반응 모두 조직에 도움이 안 된다. 변명이나 책임 회피는 학습의 기회를 완전히 상실하게 한다.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조직원들은 실수나 실패를 덮거나 다른 이유를 들며 실패를 부인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조직에서 실패의 원인을 찾고 대안을 논의할 기회는 원천적으로 사라진다.
실패를 빠르게 인정하고 순응하는 태도 역시 도움이 안 된다. 경영 구루 게리 하멜 교수는 현재의 경영 환경에서 성공에 공헌하는 요소는 열정(35%), 추진력(20%) 등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순응이나 복종 같은 요소가 성공에 기여하는 비중이 0%라고 강조한다. 새로운 시도는 실패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질책하는 문화에서는 절대로 혁신적 시도가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의도적으로 잘못을 저질렀거나, 철저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질책을 발전을 위한 격려로 느끼는 관계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질책은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실수나 실패가 발생했을 때 심리적 부담 없이 상사에게 보고할 수 있는 문화 속에서 학습이 일어나고 혁신적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 이런 문화와 분위기를 만드는 게 리더의 역할이 되어야 한다. 이런 리더가 진정으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는 리더십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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