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년간 외유를 하고 돌아온 10년 경력의 다둥이 아빠 청년건축사다.
부모님 세대 선배들의 화려했던 시대를 뒤로하고, 형님 세대의 무한경쟁의 시대를 넘어서, 현재는 만인의 공격을 받는 건축사의 세대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시공사, 구조를 비롯한 협력사, 모두가 건축사의 영역을 침범하기 위해서 혈안이 된 현재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우리는 이러한 난제를 풀어내고 슬기롭게 극복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난 조금 평범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여러분은 건축계의 선후배의 문화와 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건축사시험 합격 전후로 모두 합격자수 관련해 울분을 토한다. 합격 전은 숫자가 너무 적다고 아우성이고, 합격 후에는 너무 많아서 포화상태라고 아우성이다. 아마도 선후배 관계를 상생에서 경쟁관계로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감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듯이 경쟁관계는 올바르지 않다. 동반자 관계가 맞다. 상생의 핵심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며, 역지사지다. 그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실천이 쉽지 않은 법이지만 더불어 살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나가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하지 않을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하고, 우리 모두는 함께 멀리 가야 할 동반자다. 사회 여기저기서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건축계가 함께 성장하는 지혜로운 상성(相成)이 필요한 시기다.
가끔 주변에서 후배들(건축사보)을 마치 기계 부속품 쓰듯이 ‘나가면 또 구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처우를 하는 경우를 보면서 가슴 한 켠이 씁쓸했다. 건축계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층 후배들에게 불안정한 일자리가 주어지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는 건축계의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이는 지역의 사무소가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심마리를 찾으려면 먼저 우리 모두가 동반자 관계라는 인식변화가 우선돼야 한다.
궁극적으로 같은 공동체안에서 “함께 잘 살자”는 게 목표일 것이다. 그러려면 시장파이를 키워야 하겠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물질적, 사회적 토대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 ‘법·제도적 개선, 사회적 인식 개선, 외부와의 소통관계 구축’ 등 여러 노력들이 이어져야 하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시대라도, 상생에서 동반자의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우리 건축계의 선후배 문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우리끼리의 정을 나누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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