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월간 건축사’,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개편 특별인터뷰 Ⅱ

개편 방향·내용에 대해 홍성용l승인2018.12.1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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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용 편집국장

Q 대한건축사협회 편집장을 겸하고 있는데, 처음과 지금은 큰 차이가 있는지?

대부분의 단체에서 활동한 적이 없다. 94년 즈음 한국건축가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에 연재를 하면서 가입해서 한국건축가협회 평생회원이기도 하고, 논문을 쓰느라 대한건축학회에도 가입돼 있다. 그밖에도 몇몇 관련 단체들에 가입되어 있지만 실제 활동한 적은 없다.

오히려 삼성경제연구소나 동아비즈니스리뷰 같은 건축과 관련 없는 기관이나 매체에 글을 오랫동안 연재하거나 의뢰받아 글을 쓰기는 했다. 94년부터 많은 매체에 글을 썼는데, 건축 관련 매체나 단체로부터 의뢰받아 글을 쓴 적은 편집장 되기 전에는 거의 드물었다. 하지만 실무를 하면서 수많은 불만과 문제점들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지난 28년간 수도 없이 느꼈다.

대학에서 강의도 병행했는데, 학생들에게 이야기 하면서도 이런 문제점들을 떠올리면 한숨이 절로 나왔었다. 이런 생각을 오랜 기간 해왔는데, 올해 초 아주 우연한 기회가 됐다.

작년 말 올해 초 대한건축사협회장 선거에서 우연히 석정훈 회장님에게 공약 조언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당선 후 편집장 제안을 하셨다. 아마도 그동안 출판한 책들도 참조 된 듯했다.

멋쩍은 이야기지만, 책을 총 5권 (작품집 1권까지 하면 6권)을 출판했다. 그중 4권이 출판 당시 베스트셀러였고, 3권은 정부추천 도서로 지정 되었었다. 특히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출판한 스페이스 마케팅은 2만 여부가 팔렸는데, 당시 서울시장은 내 책제목으로 정책 화두로 내 걸었었다. <스페이스 마케팅>에 대한 의장 등록을 가지고 있는데, 내게 연락도 없었다. 이후 도시 경쟁력에 관한 책을 중앙일보 조인스랜드에서 출판 했는데, <스페이스 마케팅 시티>라는 책이다. 이번에 편집장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 경영이나 마케팅에서 굉장히 이슈가 되었던 내 책이 건축계 분들은 거의 모르더라. 마치 새로운 것을 발견 한 듯이 되물어 보시는 경우가 많았다.

말이 길어졌는데, 편집장을 하면서 방금 이야기 한 <스페이스 마케팅 시티>가 주요 아이디어 뱅크다. 이를 바탕으로 신문의 경우 매호 주제를 발굴하고 있다. 질문처럼 편집장이 되기 전과 된 후의 개인적 차이는 없다. 다만, 내가 편집장을 하면서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현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 2019년부터 제호가 바뀜)>, <월간 건축사>가 선명한 자기 색깔을 확립했으면 하는 목표가 있다.

Q 4월 부임이후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우선 <월간 건축사>와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이하 대한건축사신문)>은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격주간지와 월간지라는 차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제도와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서 신문은 보다 명확한 주장과 대안 제시 매체로 성격을 정의하고 있다. 이에 비해 월간지는 건축작품 중심의 사고와 내용을 보여주려 한다.

나는 한국 건축계의 정체성에 매우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는 서구와 달리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철학적 주제나 미학적 주장이 약한 것도 있고, 건축계가 창작에 기반 한 모험에 주목하지 않는 것도 원인이다. 무엇보다 한국 건축은 건설에 집중되어 있고, 그동안 정부 정책이 한 번도 건축에 대해 시선을 둔 적이 없었다. 물론 노무현 정부시절 건축계의 노력이 제도권에 들어가고, 건축기본법과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등의 토대가 만들어지는 등 성과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서는 여전히 건축사가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사용자 중심’이라는 전가의 보도로 발주자들이 건축 작품들을 난도질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어쩌면 일상에 노출된 고도의 정보들이 사람들을 학습시켜서 ‘누구나 창작가’가 되는 시대이기 때문인 점도 원인이 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적 학습과 고민을 한 성과들은 의미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4월부터 월간지의 성격을 보다 선명한 ‘건축잡지’를 목표로 하고 싶었다. 지난 3년의 시리즈가 마무리 되길 기다렸는데, 다행히 2018년 12월로 마무리 된다. 그래서 2019년부터, 보다 선명한 월간 건축 잡지로서 작품을 소개하는 <월간 건축사>로 추진하려 한다. 쉽진 않다.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선정하는 일이다. 건축을 창작의 산물로 보면, 어차피 큐레이터처럼 작품을 선정할 수 밖에 없다. 인터뷰 기회에 작품 선정의 기준을 말하면 다음과 같다.

1. 건축 형태에 대한 독창성과 고유성을 드러내는지
2. 건축 프로그램이나 내용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고 있는지
3. 스킨의 새로운 도전 등 표현에 있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지
4. 사회적 기능과 해석을 어떻게 건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지
5. 기능을 해석하는 표현과 방법의 작가적 노력에 주목하려고 한다.

선정되지 못한 분들의 이의가 있을 수 있다. 모든 이들을 만족 시켜 줄 수도 없고, 11,000여 명의 회원 작품을 전부 게재할 수도 없다. 이점은 양해해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건축 작품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논란이나 논쟁이 될 만한 건축’이지만 과연 그런 작품들이 얼마나 나올지는 의문이다.

한편으로 더 많은 작품을 게재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인터넷 페이스북은 무조건 개방하고 있다. 출판되지 못하더라도 협회원이라면 모두 페이스북에 게재할 수 있으니, 이용하면 좋겠다. 불특정 다수가 보는 것이기에 활용만 잘하면 더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월간 건축사>에 집중해서 이야기 했는데, <대한건축사신문>은 이미 5월부터 방향을 정해서 진행됐다. 가장 선명한 것이 1면부터 4,5면까지 정책과 관련된 주장이나 제안 등의 지면할애다. 이를 통해서 건축사들의 업역 확대와 제도 개선을 발언하고 있다.

Q 신문의 경우 어떤 변화가 있었으며 성과가 있었는지 다시 한번 말해 달라.

우리나라 모든 자격증의 문제이기도 한데, 4월 처음 게재한 주제는 불법 자격대여이다. 지독히도 해결되지 않는 악성 종양 같은 일이다. 건설은 더 심하다. 아무튼 건축사 자격의 불법 대여는 전체 건축사들의 지위와 역할을 왜곡하는, 있어서는 안 될 행위인데 이를 크게 다루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편집팀으로 국토부 관계자가 전화를 해서 불법 자격대여 단속에 대해 해명이 있었다. 실제 그 이후 불법 면허 대여자에 대한 단속도 있었다. 지난 여름 우리 신문을 보고 이원욱 국회의원실에서는 강력한 제재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우리 편집팀에 물어보니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던 일이라고 하는데, 이는 매우 고무적 반응이다. 건축사신문은 건축사 업역과 제도에 대한 유일한 대외 매체이다. 그런 만큼 책임을 가지고 업무 환경의 문제와 개선점, 더 나아가 건축사 권익과 업역 확대에 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하려고 한다.

이미 상당한 반향이 있는 주제들이 많았다. 당장 정부 세종신청사 국제 설계공모에서 벌어진 심사위원장 사퇴와 관련된 기사가 여러 일반 매체에서 인용되었고, 불법 자격대여 근절을 위한 기사, 구조 관련 업무 분쟁 등 다양한 기사를 다루었다.

다만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지엽적 문제를 요구하는 회원들이 드물게 있는데, 자칫 잘못하면 건축사의 억지로 대중들이 인식할 경우도 있다. 항상 기사를 낼 때는 사실 확인과 이면의 문제점 등을 면밀히 확인하고 검토해서 게재한다. 오보의 위험도 항상 상존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회원들의 즉각적인 오류지적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편집팀원들이 엄청난 과로와 업무과다의 상황이라 놓치는 것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우리 회원들이 이해해주시면 좋겠는 게, 한 달에 두 번의 신문과 월간지를 출판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재 편집팀엔 3명의 기자와 1명의 디자이너가 있는데, 이들의 헌신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 아프지 않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신문을 통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우리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내가 편집장으로 있는 동안 <대한건축사신문>은 건축사의 대내외적 발언과 업역 확대, 더 나아가 건축사의 위상을 사회에 발언하는 매체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Q 우리나라에서 건축사는 과연 어떤 존재인지? 편집장이 느끼는 것을 이야기 해달라.

가장 어렵고 괴로운 질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건축사는 매우 불안정하고 사회적 포지션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건축사들끼리 있을 때야 무슨 문제를 느끼겠는가? 문제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 건축사를 보는 시각이다. 우리 사회는 시장 자본주의를 선택하고 있고, 경쟁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문제도 있지만 이런 사회체제에서 소득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우리처럼 초경쟁 사회는 더더욱 그렇다.

건축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바로 이런 경제적 자립에 근거를 가지고 있다. 속물적인 듯 하지만 이것이 정확한 사실이다. 따라서 건축사들은 경제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건축사들이 어떤 전문직보다 열악한 상황인 점이다. 이는 학생들이 가장 빨리 느껴서 90년대 의대를 능가했던 입학점수들이 지금은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돈으로 모든 것이 결정 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큰 이유다.

건축사들의 소득이 낮아진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시장구조의 왜곡이다. 의사나 공인중개사 등은 개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인구비례로 따져도 된다. 하지만 건축사는 한명이 수천 세대의 아파트 단지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아파트 단지를 공급하고 있다. 이미 60%가 넘는다. 이는 건축사들의 시장이 축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설계비가 비정상적으로 낮게 결정된다는 점이다. 아직도 무형의 지적 자산에 대한 비용지불이 인색한 우리사회에서 설계비에 매우 인색하다. 그러다 보니 수준 낮은 설계가 시장에서 유통되어 부실한 문제들을 끊임없이 발생시킨다. 세 번째는 바로 불법문제이다. 정부는 의도적인지 아니면 무의식적인지 모르지만 불법 면허 대여와 같은 불법을 적극적으로 단속하고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정당하게 노력하는 건축사들이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도무지 개선되지 않는 이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으로 국가적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설계중심의 건축사 업무는 국가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Q 왜 건축은 국가적 행위인가?

설계와 감리는 건축에 있어서 양 날개 행위다. 설계 없이 건설이 가능할까? 건설의 과정에서 감리 감독하는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가? 건물이 무너지면 수많은 사람이 죽는다.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는가?

그리고 왜 국가적 행위일까? 설계는 건설의 시작이며 밑바탕이다. 훌륭한 건축사를 키워내는 것은 그의 설계를 통해 건설이 수출되고, 수많은 건축자재들과 시스템이 수출된다. 이보다 더 큰 플랫폼 사업이 있는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여전히 아무나 하는 행위로 여기고 있다. 제대로 받지 못하는 설계비 덕분에 건축사들은 자꾸 부속된 일에 집중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있다. 건축사의 가장 큰 본업은 설계를 잘해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다. 선진국들의 각종 매체에서 건축사들이 끊임 없이 등장하는 것은 그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바로 이점이 우리 <월간 건축사>와 <대한건축사신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이미 하고 있지만 2019년 본격적이고 지속적으로 건축사 업무의 중요성과 국가적 역할을 강조하고 설명하는 노력을 할 것이다.

홍성용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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