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없던 성장에서 불안한 성숙 그리고 창조적 성장을 선도해야 할 건축사의 책무

박준영 선임연구위원l승인2018.11.0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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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無에서 有를 창조, 
그 결과는 고도성장! 
그리고 새로운 有를 향한 
창조적 도약 시기! 
그 방향은 창조적 공간!


오늘날 우리사회는 물질 만능주의가 최고의 목표인 것처럼 브레이크 기능을 상실한 채 앞으로만 질주하는 것 같다. 집은 몇 채이고 어디에 살며 내적 치부를 명품 등의 외형적 허세에 감추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정주공간 역시 정체성, 차별성을 잃고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지금은 분명히 아니겠지만, 한때 우리는 급속한 고도성장이 주는 풍부한 결실의 달콤함에 취하여 언제까지나 이 시대가 변함없을 것이라는 망각에 사로잡힌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이러한 현상은 건축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폭증하는 잠재적 수요를 단기간에 대량건설을 통한 양적 목표 달성에 치중하다보니 내적으로는 해당지역의 역사성 및 정체성과 인간의 다양한 행태, 기능 및 스토리텔링 등의 정성적 가치를 중시하려는 건축보다 원가절감, 공기단축, 외형적 품질 확보 등의 계량목표 달성을 우선시하는 건설에 집중하였다고 생각한다.
우리사회는 급속한 저출산·고령화, 저성장 뉴노멀 등으로 국가 성장 동력 자체의 저하, 소득 양극화 및 계층간 갈등 심화, 서민경제 침체, 국민주거 불안정성 확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및 실업률 급증, 부동산시장 불안정 초래 등의 심각한 문제에 빠져 있다. 이것은 외부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국의 상황이 주된 요인이겠지만, 우리가 그동안 급속한 고도 성장사회에 익숙해 있었으며,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의 예처럼 성숙사회로의 변화에 합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기인한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현재 정부는 직면한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함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원을 창출하기 위하여 주거복지로드맵,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가 공인한 건축사는 사적인 이익만을 추구하기에 앞서, 주거복지로드맵, 도시재생 뉴딜 사업 등을 구현할 수 있도록 미래 지향적인 공간,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공간 등을 창조적으로 디자인하여 국민에게 제시해야 할 책무가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1926년 건축가 가우디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후 지금까지 기부금 및 입장료와 많은 후배 건축가들의 노력으로 건축되고 있으며,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명물의 하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2년 스위스 엑스포에서 호수 위에 건축한 전시관인 Blur Building(Diller & Scofidio 건축가 그룹)은 물을 고압 분사시켜 안개속의 도시를 창조한 것이며 건축, 시각, 행위예술 및 테크놀로지 등의 다양한 분야를 융합시켜 예술과 건축이 분리된 것이 아닌, 탈공간·탈영역·탈시간 등 형태, 구조, 경계 및 기능 등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통섭(統攝, Consilience)의 가치로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따라서 정부 정책과 우리사회가 추진해야 할 방향 등을 총체적 관점에서 고려할 때, 건축사는 지역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유기체적 생명력을 갖는 지속 가능한 공간을 창조하는 주체로서 우리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폐해를 창조적 공간디자인으로 치유해야 한다. 그리고 창조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추진방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주택·단지·도시, 지하·지상·공중, 수중·수상 등의 다양한 물적 공간을 대상으로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정주환경 조성과 이를 지원하는 각종 서비스를 총칭한 개념인 공간복지를 실질적으로 창조해 나가는 실행주체로서도 그 위상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 
특히, 건축사는 단순히 공간만을 창조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사회구성원이 희망하는 미래의 창조적 공간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공간디자이너이며, 공간복지를 기본으로 미래 지향적인 창조적 공간을 실천도구로 활용하여 우리사회를 저성장 뉴노멀의 정체된 성숙사회로부터 과감히 벗어나게 하는 추진 동력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그 결과는 고도성장 !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유를 향한 
창조적 도약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 방향은 창조적 공간 ! 

따라서 한국의 건축사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넘어 법고창신(法古倉新)의 정신으로 국민이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창조적 공간을 디자인하는 국가가 공인한 건축사로서 소명의식을 갖고 그 책무를 다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리고 응원한다.
VIK...


박준영 선임연구위원  LH-토지주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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