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건축 돋보기 2] 2018 AURI 국가한옥센터 한옥포럼 ‘우리가 몰랐던 북한의 한옥’

[북한 건축 돋보기 2] 북한 건축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북한의 한옥과 건축 설계 등에 초점을 맞춘 포럼과 토론회도 개최됐다. 10월 19일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가 ‘우리가 몰랐던 북한의 한옥’을 주제로 연 한옥포럼을 살펴본다. 

▲ 2018 AURI 국가한옥센터 한옥포럼 ‘우리가 몰랐던 북한의 한옥’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가 10월 19일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북한의 한옥’에 대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국가한옥센터의 역할(신치후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 센터장) ▲ 북한 한옥의 재조망-실향민들의 기억과 재생(강영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남과 북, 콘크리트 전통건축의 형성과 특징(안창모 경기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 ▲ 북한 건축계의 전통 인식: 담론과 실험(박동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강사) 등 주제발표와 토론을 가졌다.

◆ 북한 한옥 연구 단절상태... 
   실향민 대상 설문조사로 지역별 북한 한옥 양식 연구 발표

강영환 교수는 “해방 이후 북한 연구가 단절되어 사례와 정밀성이 부족하고 해방 이후까지 일제시기의 연구 성과에만 의존해 있던 실정이며, 북한 한옥연구도 단절된 상태였지만, 1995년부터 3여 년에 걸쳐 북한 지역 출신 실향민들을 대상으로 기억속에 남아있는 전통 주거의 모습들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며 지역별 다양한 한옥 양식을 소개했다. 그 결과 북한지역 한옥 사례는 함경도 61건, 평안도 44건, 황해도 36건 등 총 141건에 달했다.

조사에 따르면, 정주간이 있는 양통집이 함경도 지역의 일반적인 형태이며 집중형 단동형 양통집에 넓은 부뚜막 형태의 정주간이 배치되어 있으며, 악취와 채광, 환기에 다소 불리했다. 함경도 상류주택은 마당이 내부에 있고 ‘ㅁ’자 형태를 보였다.

강영환 교수는 “평안도 지역은 꺾음집을 비롯한 다양한 형식이며 지역과 계층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평북 평야지에서는 튼‘ㅁ’자가 우세하고 평남 농촌에서는 ‘二’자 형태 집이, 도시지역에서는 꺾음집이 우세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꺾음집은 주로 살림채 ‘ㄱ’자형으로 부엌을 모퉁이에 배치하며, 도시지역에서 보편화 되어 있다. 튼‘ㅁ’자집은 4동이 분산되어 있는 형태로, 개방형 마루공간이 없고, ‘二’자 형태집 양변에 부속채가 배치된 형태다.

황해도는 ‘ㅁ’자 똬리집이 우세하게 나타나며, ‘ㄱ’자, ‘ㄷ’자형 꺾음집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똬리집은 황해도의 전형적인 ‘ㅁ’자형태 집으로, 지붕용마루가 ‘ㅁ’자로 구성되어 있다.
강영환 교수는 “지역별, 계층별 다양한 공간조직과 한옥 형식이 존재했다. 향후 현장조사와 검증이 진행되어 보다 명료하고 정확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

▲ <북한 지역별 한옥 양식> *자료 : 강영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북한, 현대 건축서 전통 살릴 수 있는지 담론 형성도

박동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강사는 “1980년대 후반부터 북한은 전통에 관한 관심 증가는 당시 국제 정세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의 보편성보다는 북한만의 민족적 특수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 차별된 전통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대규모 수리 공사에 들어간 평양대극장에는 내부에 전통 장식이 추가되고 지붕에는 기존 붉은 기와를 청기와로 교체했다.

박동민 강사는 “북한에서의 전통 관련 글을 보면 전통건축에 황금비(1:1618), 정수비들이 많이 사용됐음이 게재되어 있고, 부드럽고 은은한 색을 선호했다고 주장하는 글도 볼 수 있다”면서 “전형화된 과거 전통이 현재 북한 건축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되기도 하며, 어떻게 현대 건축에서 전통적 느낌을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담론도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 “남북한 한옥분야 기술·용어 차이 정리 필요” 의견 제시

이날 토론에서는 남북한 한옥분야 기술·용어의 차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며, 남북간 건축용어를 통일해가는 작업도 진행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과 특히 북한의 한옥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