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삼릉 소나무 숲. 새벽안개 사이로 무리 지어 서있는 노송들. 가까이 다가가니 긴 세월,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인내의 흔적이 보인다. 껍질이 군데군데 벗겨지고 허리 굽은 소나무는 할머니를 닮았다. 검버섯, 주름 가득한 손으로 잘 익은 홍시 하나 슬며시 건네주시던 할머니. 가을이 다가오는 서늘한 소나무 숲에서 할머니의 손길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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