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한 결정의 위력

김남국 동아비즈니스리뷰·하버드비즈니스리뷰KOREA편l승인2018.09.0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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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일까.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좋은 CEO, 훌륭한 CEO는 당연히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통념과 전혀 다르다. 리더십 자문업체인 ghSmart의 연구팀이 1만7000명에 달하는 조직의 고위 간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연구 결과, 의사결정의 질이란 측면에서 높은 성과를 낸 CEO와 그렇지 않은 CEO들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즉, 고성과 CEO도 저성과 CEO와 마찬가지로 때로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있었다.
의사결정의 질이 아니라면 어떤 요소가 CEO의 성과를 좌우할까. 바로 단호함이다. 고성과 CEO는 빠르고 단호하게 의사결정을 내렸다. 반면 저성과 CEO는 보다 좋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보를 모색하거나 장고를 거듭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더 좋은 정보를 확보해 보다 훌륭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조직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에서 리더가 머뭇거리며 의사결정을 제 때 하지 않는 것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가장 큰 문제는 시기를 놓친다는 점이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정보가 부족하더라도 결단을 내리고 실행을 해보면 의사결정이 잘 된 것인지, 잘못 된 것인지 적어도 검증은 해볼 수 있다. 검증 결과, 잘못된 것이라면 재빨리 수정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최종적으로 성공할 수도 있다. 결국 실패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학습을 통해 역량을 향상시켜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면 검증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지나치게 신중하다 보면 현장 학습 기회도 사라진다. 의사결정 지연에 따라 조직원들이 답답해하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실행보다는 기획과 검토를 중시하는 조직 문화가 확산되는데 지금처럼 경쟁 강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런 문화는 독이 될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어떻게 결단력을 가질 수 있을까. 나름의 의사결정 철학과 기준을 세워야 한다. 사업에서 양보할 수 없는 나만의 철학, 혹은 사업을 하는 이유(why)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으면 의사결정 속도는 빨라지고 단호해진다. 한 건축계 거장은 건축주가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주변과의 조화’라는 자신의 철학은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이런 확고한 원칙은 결단력을 높였고 장기적 성공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됐다. 존재 이유와 맞닿아 있는 나만의 철학이 필요한 시대다.


김남국 동아비즈니스리뷰·하버드비즈니스리뷰KOREA편  mar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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