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의 제43회 정기총회에서 거의 대부분의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8대 회장과 새 집행부를 선출하였다. 3파전의 치열한 선거운동을 거쳐 최영집 회장과 정명옥 감사가 마지막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협회를 향한 봉사일념으로 선의의 경쟁을 치루었던 모든 후보들에게 축하와 위로 그리고 환호와 격려의 박수를 함께 보내드리고 싶다. 한편 무엇보다도 지난 2년간 그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도 충심과 열정을 다하여 우리 협회를 이끌어준 한명수회장과 임원들에게도 그간의 공로와 노고에 대해 고맙다는 감사의 인사를 빼놓을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 협회엔 이러한 축제를 즐길 여유도 없이, 산적한 현안을 위해 뛰어야 하는 엄청난 시련들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새 회장은 이사회를 비롯한 새 집행부를 하루 속히 구성하여, 3월에 있을 시도회장선출과는 상관없이 대내외적인 현안업무들의 집행과 추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한해의 계획이 틀을 잡는 연초라 머뭇거릴 시간이 조금도 없기 때문이다. 봄을 놓치면 한해의 농사를 망치는 것과 전연 다르지가 않다. 해야 할 일을 이루다 여기에 열거할 수는 없지만 골격적인 큰 것 몇 가지만 함축적으로 짚어 보기로 하겠다.

잘 알다시피 금년은 3단체가 통합의 길로 들어서는 원년이 된다. 60여 차례 회동을 거치면서 우여곡절 끝에 통합정관을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현재 진행 중인 건축사법 개정과 건축사 등록원의 설치가 여기에 걸려있고, 협회 5개년 기본계획과 향후 대정부 정책추진이 모두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단체의 청산과정과 남은 통합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와 대책을 서둘러 주기 바란다.

그 다음은 누가 뭐래도 근본적인 현안문제라 할 수 있는 이 극심한 경제위기를 여하히 건축사의 생존호기로 바꿀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건축물 유지관리를 비롯한 다양한 업역의 확대재생산과 설계비, 감리비, 검사비와 같은 건축사 고유업무에 대한 안정적인 용역대가 확보방안들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는 또 국민의 신뢰를 보장할 수 있는 공제조합의 설립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협회비상대책위원회를 개편 강화하는 특단의 조치 또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선결과제중의 하나라 아니할 수 없다.

1992년부터 반대하고 사수해온 건설업체의 설계겸업문제는 면허증을 던져서라도 끝까지 사투해야 할 비상대책이지만 여기에만 안주할 수 있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아니라 보다 긴급한 생존대책에도 비상을 걸지 않고는 협회의 존립가치가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꼭 부탁드리는 말이다. 이렇게 정신차릴 여유도 없이 긴박하게 대처해야 할 최영집 집행부에게 또 추가적 당부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협회 내부의 의지만으로도 충분히 이루어 낼 수 있는 사안들이기에 틀림없이 실천에 옮겨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름이 아니라 건축사의 생존대책과도 무관치 않은 건축연구소의 본격 가동과 건축연수원의 부활문제다.

잘 먹고 잘 산다는 것이 꿈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자체의 연구조차 소홀히 한다는 것은 연목구어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모아서라도 우수연구원의 확보와 증원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 문제는 10년을 허송세월하고 지내온 과거가 너무나 안타까워 입버릇처럼 또 내가 하는 말이다.

그리고 회원의 연수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다. 새로운 정보와 신기술 신재료가 쏟아지는데도 이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직업적으로 추락하고 말 것은 뻔한 일이다. 회원 연수뿐 아니라 기술자 관리, 보조사 교육, 일반 시민교육 등 수익모델로의 전환도 충분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사업이다. 연금제도 해체와 연수원 반납 등은 지금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협회의 불상사가 아니었던가? 워낙 할일이 많아 더 이상 주문하기도 미안할 정도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한 가지 있다. 우리 건축사협회의 대국민 신뢰쌓기와 대정부 정책제시에 과감히 투자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전문직업단체와 연합하고 전문시민단체와 협력하고 대국민 봉사사업에도 힘을 쏟자는 말이다. 정부정책에 끌려 다니지 말고 우리가 앞서서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정책대안의 산실이 또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말 최영집 집행부에 거는 기대가 너무나 크다.
선거 때의 공약을 넘어 한국건축의 미래와 대한건축사협회의 장래를 위해서다. 시대가 영웅을 낳는다는 말처럼 영웅적인 협회활동이 우리를 신나게 해주길 간절히 소망해 보면서, 최영집 집행부의 건투와 건승을 위해 축배를 올린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