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그레브의 작은 모습들
자그레브 골목은 여유롭게 산책하기에 좋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거움을 더해주고 가끔씩 들려오는 거리의 음악은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골목을 돌다보면 내 키의 두 배나 될 법한 넥타이가 걸려있는 상점이 보인다. 앞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넥타이를 파는 가게이다. 넥타이는 크로아티아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한다. 붉고 흰 색의 체크 넥타이가 인상적이다. 크로아티아 국기를 닮은 모습이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바로 성 스테판 사원이다. 1093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1102년에 완공되었으며 건축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다. 자그레브를 상징하는 곳에 위치하여 여행의 시작점이자 종점이기도 하다. 여유와 낭만이 가득하고 울퉁 불퉁한 돌바닥을 조금 오르면서 보이는 캅돌 언덕에 위치해있다.

구시가지에는 다양한 벽화들이 있다. 그 중에 눈을 끄는 벽화가 있는데 구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반 옐라치치 광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하부에 그려져 있다. 독특하게도 전부 만년필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크로아티아가 만년필이 최초로 나온 나라이기 때문이다. 또한 하늘을 나는 듯한 모습의 낙하산도 크로아티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벽화는 역사 문화를 읽는데 유용한 자료가 된다. 무분별한 낙서의 벽화도 아니다. 우리나라 도시재생에서 열풍적으로는 그려지는 벽화도 아니다. 지역 특색에 맞는 벽화의 아름다움이랄까.

늦은 오후 숙소로 이동한다. 숙소는 자그레브를 가로지르는 강인 사바강 건너에 있다. 자그레브 외곽의 I Hotel. 주변의 쇼핑몰과 아레나가 보이는 낯익은 모습이 느껴진다.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 메달을 따기 위해 연습하던 아이스링크인 Arena Zagreb이다. 바람이 살랑이는 조금은 어두운 밤, 빛나는 아레나가 인상적이다.

발칸. 푸른 숲으로 가득하던 미지의 세상이었을까?
크로아티아를 가는 내내 녹색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가끔은 여행의 선입견도 새로운 모습을 보면서 희석되고, 생각과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좋다. 푸른 모습의 크로아티아. 열정이 가득했던 러시아 월드컵의 매력을 가득 안기게 해줬던 크로아티아가 더운 여름 싱그럽게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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