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건축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답보상태

.l승인2018.07.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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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든지 미션과 비전에 입각한 계획이 잘못되면 결과가 항상 엉성해 진다. 수십 년간 건축사들의 요구는 건축에 대한 정책적 출발을 확보하라는 것이었다. 2017년 대통령 선거에 임하면서 건축사협회는 건축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 교정을 요구했다. 당시 신문 사설을 보면 총리실 산하에 건축처를 신설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건축은 건설의 부속이다. 정부부처 어디에도 건축에 대한 독립적 기구는 없다.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있지만, 부총리급 위원장을 선임하고 장관급 위원직을 신설했지만 실제 국건위에 책정된 예산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도 이전과 많이 비교를 하는 것은 대통령과 면담가능성이다. 중요한 부분이긴 하다. 이전 정부에서는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던 적도 있다는데, 진일보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건축 관련 단체를 비롯해서 건축사협회 또한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제도의 뒷받침과 조직적 실천력이 약하면 성과 또한 발휘되기 힘들다.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건축사협회가 그나마 재정적 뒷받침으로 관련 연구들을 진행하지만, 턱없이 부족함을 여기저기서 느끼고 있다. 이미 수년전 건축 설계의 경제적 효과와 내용을 국토교통부가 일자리 창출과 제조업 대비 부가가치가 1.9배, 1.4배의 효과가 있음을 발표했다. 딱 거기까지가 정부의 행위였다.
실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건축 설계에 대한 정책의 방향과 지원은 여전히 물량 중심의 건설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 이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건축설계와 건축적 가치에 집중된 정부부처의 독립적 구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은 여러 가지 변곡점의 중요한 시점이다. 남북 평화시대를 준비해야 하고, 새로운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4차 혁명 파도가 밀려오는 상황이다. 시대의 변화가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 정책에서 물량 중심적 사고는 벗어나지 못한다. 그 한 예로 건축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건축분야를 보면, 20세기 포디즘적인 대량 생산 표준화에 몰두해 있다. 수천, 수만 세대의 아파트 단지를 단 몇 개의 건축사사무소가 처리하는 효율성은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경제 생태계 사이클을 생각하고, 일자리 창출의 산업적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중단해야 하는 정책이다. 수천, 수만 세대의 주거가 10개 안팎의 평면으로 표준화 되는 것 자체가 이미 80년대 소품종 다양화 시대의 타 산업에 비해 후진적 행태인 것이다. 더구나 이런 아파트 건축 설계는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없다. 왜냐면 주거는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산물이어서, 우리나라의 아파트 평면이 해외에서 인정받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변화의 다양성과 대응력도 문제가 된다. 또한, 월마트 이펙트의 부작용처럼 관련 산업과 기술자들을 고사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단독주택 중심의 소품종 다양화한 주택건축 시장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개인의 결정으로 시장 활성화가 되는 일본 주택 건축 시장은 리사이클이 활발해서 매년 100만호에 가까운 주택들이 신축 또는 리모델링되고 있다. 더욱 부러운 것은 이 과정에서 수 많은 건축사들이 국제적인 스타로 성장한다는 점이다. 면면을 보면 직원 한두 명의 아틀리에 건축사사무소들이 그렇다. 이들의 성과는 국제적인 주목을 받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건축 설계를 요청받는다. 그들의 설계로 완성되는 건축에는 자연스럽게 일본 건축자재들과 부품들이 반영되고 수출된다. 주택 분야만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다. 조직의 규모와 직원숫자로 경쟁력이 완성되지 않는다. 수십 년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지만, 다시 한 번 요청한다. 건축설계를 국가전략 산업으로 육성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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