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하면서 사무소명을 무어라 할지 고민이 됐다.
선배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착한건축사사무소라고 지은 것은 조금이라도 우리 사회와 친밀한 관계로 만나고 싶어서였다. 친밀하고 싶었던 이유는 개인적인 발전 보다 사회에서의 선한 영향력에 더 높은 가치를 두고 있는 성향과 이왕이면 친절하고 솔직하게 감추지 않고 남을 대하려는 삶의 자세와 같은 개성 때문이었지만, 사실 고향지역 국립대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실무를 익힌 나 스스로 누군가에게 내세울만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지 못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사무소를 운영하려면 조금은 사무소 문턱이 낮아야 한다는 계산도 있었다.
착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해 오면서 그간 여러 건축주들과 시공자들 그리고 행정기관 공무원과 선후배 건축사들과 함께 업무를 진행해 오면서 어떻게 하면 서로 원만한 관계맺음을 하고 또한 지속 할 수 있는지 고민이 됐다.
이름 값을 해야 하는데 후회되는 순간들이 벌써 여러 번이다. 그래도 나름 지속적으로 건축에 있어 건축주와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있다. 아직 건축사를 설계사라고 부르는 건축주들이 많지만 그들의 생각과 판단을 존중하면서 설계자로서 감리자로서 어떻게든 건축에 도움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착한건축사는 어떤 건축사일까? 누구처럼 설계비가 싸거나 립서비스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소통할 수 있는 건축사가 되고 싶다. 나는 건축과에 입학하면서 처음부터 건축사이고 싶었다. 나는 나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잘 소통할 수 있는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선배들을 존경한다. 반대로 명분 없이 단순히 해보고 싶어서 만든 장치나 특이한 형태에 어림없는 말들을 갖다 붙이는 건축은 좋아하지 않는다. 납득할 수 있는 언어로 소통이 가능한 건축을 좋아한다.
때로는 착한건축사라는 이름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이름이 너무 가벼운 것 같기도 하고, 이름만큼 클라이언트에게 친절하지 못한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름은 이름일 뿐이고 나란 건축사가 조금씩 든든해지는 동안 나의 사업장 또한 조금씩 규모 있는 프로젝트들이 계약되어질 것 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지나 존경하는 선배들을 따라 조금씩 성장할 나와 착한건축사사무소를 기대하며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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