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처의 설계용역 과업기간 ‘공휴일 포함’ 관행 개선돼야”

야근·휴일업무 불가피한 설계용역 과업기간의 현실 김혜민 기자l승인2018.06.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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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업기간 150일에 공휴일 빼면 100여일
평일 근무가능기간 고려한 설계용역기간의 합리화 필요

“공휴일이 포함되어 있는 과업기간에 맞추려니 당연히 공휴일 근무와 야근을 할 수 밖에 없다. 실제 근무시간을 고려한다면 대부분의 발주처 과업기간(설계기간)이 굉장히 짧게 책정되어 있는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기조가 사회적으로 조성되고 있지만 건축사업계는 여전히 밤낮 휴일이 없는 근무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발주처에서 관행적으로 설계공모및 대부분의 공공건축물 설계용역의 과업기간에 공휴일을 포함하여 산정하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개선이 없는 한 정부나 지자체가 ‘노동력 착취’를 방조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관련기사 건축문화신문 276호 2018년 4월 16일자 기사 “설계공모·과업지시서 과업기간에 ‘공휴일 포함’ 관행 바뀌어야” 참조>
본지는 건축사들이 실제 진행한 설계 용역 일정을 제보(아래 표) 받아 과업기간과 실제 평일 근무가능기간의 차이를 들여다봤다.(공휴일 일수는 해당 월별로 차이가 있음) 

▲ <공휴일을 제외한 설계용역기간의 현실>
▲ <위 계약 과업기간 중 실제 평일근무 가능일 및 설계기간>

공공건축물 설계용역 수의계약 A(500제곱미터, 공사비 7억 원 규모)의 경우는 60일의 과업기간 동안 공휴일 18일, 근무가능 기간은 42일이었다. 하지만 사업기간에 맞춘 설계기간과 무리한 설계변경 등으로 용역기간은 95일로 늘어났으며, 이중 평일 근무일은 64일이었다. 관공서는 최종설계를 납품하기 2주전 설계비와 도면에 적정성 검토를 하는 계약심사를 한다. 심사기간까지 제외하고 나면 실제 근무가능일은 더 줄어든다.
A 설계용역 수의계약을 수행한 P 건축사는 “실제 근무시간을 생각하면 설계기간이 너무나 짧게 책정되어 있으니 공휴일과 야근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면서 “거의 일주일 단위로 설계 프로세스를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타이트한 일이다. 업무시간만이 아니라 야근철야를 해야 가능한 일정”이라고 토로했다.
지하 1층~지상4층 450제곱미터, 리모델링 공사비 3억 원 규모의 계약 B는 실제 평일 근무가능일을 추산해보면 계획설계 3일, 기본설계 9.3일, 실시설계 18.6일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 설계용역 수의계약을 진행한 Q 건축사는 “공공건축물을 설계 하는데 계획설계 사흘하고, 9일간 기본설계를 해야 하는 말도 안 되게 짧은 기간”이라면서 “과업기간에 공휴일을 포함시키며 일방적으로 업무스케줄 강요하는 것은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적 흐름과도 대치된다”고 비판했다.  
   
◆ 건축 완성도·근로환경 개선과 발주처 예산낭비 방지 위해
   구체적·세부적인 발주처 설계 시뮬레이션 필요

설계업무 기간 산정을 현실에 맞게 하기 위해서는 발주처가 기획단계에서 설계 시뮬레이션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설계용역 계약 A, B, C, D의 과업기간이 모두 늘어났다. 이는 발주 전 적정 설계기간이 확보되지 못하거나 발주처 보고가 지연되거나 설계변경이 무리하게 요구되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R 건축사는 “계약기간이 연장되면 공휴일 일수도 고려해 늘어나야 하나 실제는 공휴일이 작업기간으로 포함되는데, 결국 근로시간은 늘어나고 휴일 근무도 불가피해진다”면서 “설계계약(용역기간) 사업 대부분이 구체적인 스케줄 구상 없이 발주되어 용역비, 근로시간 산출 오차가 커지는 등 사전기획 시뮬레이션 미비로 인한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발주처가 자문 또는 무보수로 이뤄지는 요식행위로서의 시뮬레이션이 아닌, 근로환경 개선과 발주처 예산낭비 방지, 건축의 완성도를 위해 보다 명확하고 세부적인 설계 전 시뮬레이션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 건축사는 “설계 예산과 기간은 실제 용역을 하는 건축사사무소의 현실적인 인력운영과 연동되어 있다. 민간 발주뿐만 아니라 관급 용역 역시 이를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건축설계의 경우 발주자가 해야 할 의사결정 시점 역시 중요하다”면서 “종합적인 업무 스케줄이 반영되지 않은채 건축사사무소에게 일방적인 일정(설계기간) 등을 요구하고 설계비를 지급하는 것은 공정한 거래가 아니다. 앞으로 이에 대한 섬세하고 정확한 운영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혜민 기자  8691m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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