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에 없었던 원고 기고를 부탁받고 익숙치 않은 글쓰기를 시작했다. 건축사는 땅과 사람을 엮는 건축물을 다루는 전문가다. 건축을 시작하고 나서 최근 여러 정부의 건축정책과 방향, 건축사들에 관한 많은 내용들에 대해 무엇을 말하면 좋을까 고민이 많았다. 결국 건축사 ‘내’가 아닌 ‘국가 공인자격을 가진 건축사’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국가 공인자격자로서 우리 건축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일차적으로 안전하고 편리하며 아름다운 건축물이 지어질 수 있도록 기획부터 준공, 그리고 사후관리까지 일련의 과정을 책임을 지는 것이다. 그러나 건물만 잘 짓는다고 국민이 안전할 수 있을까? 당연히 튼튼한 건물, 정확한 법적 설비가 설치된 건물을 짓는 것은 기본이며, 이와 더불어 국민의 안전을 위해 당연히 덧붙여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제천·밀양 화재와 각종 자연재해를 계기로, 우리 건축사와 관계자들은 안전문제에 대해 각성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특히 전문가로서 건축물 안전에 대한 각종 해법과 방안 등을 고민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안전에 대한 사안은 우리가 숨 쉬며 살아가는 모든 곳에 존재하며, 안전에는 너와 내가 없듯이 건축물 안전사고가 조그마한 실수에도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음을 감안해 모두가 심사숙고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에 관한 사항은 잠시라도 시간을 늦출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건축사로서 나는 건축 관련 안전 매뉴얼에 대한 국민교육을 시작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화재 시 비상탈출, 단순 소화기사용법 뿐만이 아닌 전문 소방기구 사용에 대한 범국가적 홍보 또는 지진이 일어났을 경우 건축물에 미치는 영향과 그 때 안전을 위해 국민이 신속히 해야만 하는 것들. 가장 좋은 것은 라디오와 국민방송 등의 매체를 통하여 꾸준히 홍보하고 영상도 제작해 전하는 것이겠다. 또한 각종 신문과 인터넷 뉴스, 포털에 매일 뜨는 배너를 활용하고 지원하여 안전 매뉴얼이 꾸준히 전파되고 교육되면 훨씬 사고예방에 효과적이고, 피해도 훨씬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사실 안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은 우리 일상에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운전할 때 우리가 잘 모르고 간과하는 것들, 꼭 법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지켜져야 하는 기본 매너들 과연 우리가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을까?
건축분야에서만큼은 전문가인 건축사가 건축물 안전에 대한 예방차원의 교육을 홍보하고 교육에 앞장 서서 좀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는 데 일조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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