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모델링 프로젝트들을 하면서 앞으로의 건축시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고 고민해 보고자 한다.
법적으로 건축사는 국토교통부장관이 시행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으로서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 등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설계’란 건축물의 건축, 대수선, 용도변경, 리모델링, 건축설비의 설치 또는 공작물의 축조를 위한 행위를 말한다. 건축물, 건축설비, 공작물 및 공간 환경의 조사 및 기획, 도면 및 구조계획 등 공사에 필요한 서류작성, 건축물에 대한 모니터링, 건축물의 인가·허가·승인·신청 등에 이르기까지 업무의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건축 외에도 도시, 조경,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들을 가르치며 건축이라는 범위 안에서 포괄적으로 작업이 가능하다고 교육을 받는다.
현실에서 건축사의 업무범위는 어떠할까? 언젠가부터 사회적으로 건축사의 업무가 신축하는 건물의 인·허가에 한정되어 인식되어 온 것 같다. 그동안 사업적인 이유나 사회적인 인식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공사 현장에서 멀어지면서 우리의 업무영역을 스스로 한정시킨 것은 아닐까? 경제개발과 함께 새로 짓는 건물들이 늘어나면서, 신축만으로도 사업적인 호황을 누렸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도시재생사업이나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정부의 경제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집을 새로 짓는 것만큼 집을 고치고 수리하는 리모델링, 용도변경, 인테리어 등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잘 대처를 하고 있을까?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 시장에서는 무자격자들이 전문가인 것처럼 행동하며,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을 통해서 리모델링 및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 공사용 도면도 없이 현장이 운영되는 일은 이미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일부 인테리어 현장에서는 대수선으로 분류될 수 있는 건축행위를 인허가 없이 진행하거나 화재안전시설을 훼손하는 등의 위법행위도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건축물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의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건축물의 설계는 외형의 모습만이 아니라 내부 공간에 대한 철학과 아이디어, 기술적인 부분들을 복합적으로 고민하고 이를 구현하는 것이라 배워왔고 그렇게 가르쳐 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리는 건축물의 외형을 만들어주거나, 인·허가를 위한 도서 작성만을 업무로 국한시켜서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는가에 대해서 돌아봐야 할 시간이다. 설계와 감리를 나누어 안전을 도모하고, 설계대가 및 공사감리대가를 정상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활동영역을 확대하고, 시장을 확보하려 노력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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