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가옥美 세계서도 통해…한옥은 건축사가 주도해야”

건축사 네트워크 <5> 한국현대한옥학회 김준봉 회장 장영호 기자l승인2018.04.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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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 네트워크 _ 각계에서 활동하는 건축사를 소개합니다
건축문화신문이 ‘건축사 네트워크’를 연재합니다. 건축사로서 사회 각계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을 소개합니다. 건축사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 이야기들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다섯 번째 소개할 인사는 김준봉 한국현대한옥학회 회장입니다.(글, 사진 = 장영호 기자)

▲ 한국현대한옥학회 김준봉 회장

"학회 창립은 ‘우리 현대건축을 하는 사람들이 전통을 배워
한옥의 전통미를 계승, 발전시켜보자’에서 출발”

“한옥은 문화재가 아닌 주택!
현대건축의 일부로 편리하고, 품격있고, 아름답게 짓느냐가 중요…
이를 가장 잘 구현할 전문가는 ‘건축사’”

김준봉 건축사는 한국현대한옥학회 회장이면서 현재 ▲ 자연환경생태연구소 운영, ▲ 한옥구들학교 교장으로서 350여 명의 전통온돌기술자를 양성해온 연구자, 교육자이기도 하다. 한옥 구들 설계 개척자로서 국내외 여러 한옥 구들 설계 시공실적도 갖고 있다.
이립(而立)에 건축사 자격을 취득해 연고도 없는 충북 진천에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다 중국으로 넘어가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건설공학부 교수, 북경건축대학 교수(2004∼2017)를 거쳐 올해부터는 심양건축대학 박사연구생 교수로 일하며 벌써 20년을 넘게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발한 교육·연구활동을 해오고 있다.
“전통건축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현재 전통의 창조자 역할은 바로 건축사가 해야 되는 것이지, 옛날 건축물을 복원하는 문화재 보수 전문가가 할 일이 아닙니다.”
김준봉 건축사는 한옥의 아름다운을 계승, 발전하는 데 있어 건축사의 역할을 강조한다.

-한국현대한옥학회 소개를 부탁드린다

A. 학회는 2010년 당시 북경건축대학 교수 시절 연세대학교 이현수 교수와 창립했다. 중국에서 오랜기간 초가집이나 기와집 등 민가를 연구했다. 박사논문도 ‘중국 속 한국전통민가’라는 주제다. 연구를 하다 보니 한옥에 대한 궁금증과 더 알고 싶은 목마름이 있었다. 학회는 건축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로 현대건축을 하거나 건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축이 돼있다. “우리 현대건축을 하는 사람들이 전통을 배워 한옥의 전통미를 계승, 발전시켜보자”가 그 출발이었다.

-아무래도 한옥은 시공비가 비싼 게 약점이다. 살기에도 불편하며 춥다는 인식이 있다.

A. 한옥하면 ‘가진 자의 건축’이란 말을 듣는데, 상당히 마음 아프다. 결국 책임은 한옥건축을 하는 사람들, 우리 건축사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한옥은 ‘반가, 민가’로 나뉜다. 반가는 일반적으로 듣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을, 민가는 초가집을 말한다. 보통 한옥에서 반가가 한옥이고, 민가는 한옥이 아닌 걸로 생각돼는데 한옥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반가가 상위 5%의 사람이 살았다면, 민가엔 95% 일반인들이 살았다. 때문에 한옥의 주류는 민가라고 말하는 게 맞다. 한옥 건축사들이 너무 옛것만을 고수하려는 것과 고래등 같은 기와집은 한옥으로 보존할만하고 초가집 민가는 한옥으로 가치가 상실됐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한옥은 문화재가 아니라 집이다. 현대한옥에서 바로 이런 민가를 발전시켜 나가야 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또 창호, 인테리어, 화장실, 냉난방 설비 등 건축사가 자기의 기술을 발휘해 역할을 해야 될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과거처럼 목수중심으로 한옥을 계속 짓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단 짓는 데 돈이 너무 많이 들고, 관련 산업이 따라가지 못한다.

-최근 한옥 공공시설도 늘어나는 추세다

A. 정부의 한옥 주택 보급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아파트의 편의성, 단독주택의 개별성을 갖춘 신개념 현대식한옥이 대표적이다. 전남 황룡 행복마을이 2012년 한옥마을로 지정받으며, 현대식 한옥주택 보급 1호 모델로 꼽힌다. 문제는 전통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현대화가 실패하면서, 오히려 현대건축을 하는 사람들이 흉내를 내서 하는 전통건축이 주로 자리를 잡게 됐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한옥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한옥 본질의 훼손 문제가 생겼다. 또 정부 지원하에 한옥을 국가정책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많은 비용이 투입됐지만, 연구를 위한 연구로만 이뤄진 게 사실이다. 한옥저변 확대를 위한 정책과 법규, 내진 등 여러 분야가 연구됐지만, 단순히 학문적 접근으로만 다뤄진 경향이 있다.

창호, 인테리어, 화장실, 냉난방 설비 등
건축사가 기술발휘해 역할해야 될 부분 많아

한옥 건축계획적 부분에서 주택성능 높이고, 건축계획분야서
연구·활동 진행하며 ‘한옥의 대중화, 현대화’에 기여해나갈 것

-현행 건축법은 목구조인 한옥의 구조안전 기준을 잡아주지 못한다. 한옥 대중화, 현대화, 산업화를 위한 숙제는.

A. 구조계산이 안되는 것과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것 하고는 별개의 문제다. 어떤 기준을 정할 때 성능 기준을 정하기도 하지만, 성능기준이 아닌 시설기준을 정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아파트 층간소음이다.
한옥은 성능기준을 따르게 하거나, 시설 기준도 기둥과 벽은 어떤 구조로 한다 또는 얼마 이상이다라는 이런 기준을 정해 놓으면 그렇게 지었을 땐 지진에 안전하다라는 게 역사적으로 실험적으로 증명이 다 돼 있기 때문에 결코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고 본다.
우리 건축사가 구조계산을 자꾸 건축구조기술사에게 뺏기는 이유는 자꾸 성능이나 계산적인 접근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해서다. 물론 구조계산과 성능기준이 필요하지만, 시설기준이라던지 경험치라던지 각종 경우의 수를 따져 대입시키는 것도 하나의 구조분석이고 구조계산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건축사가 한옥설계할 때 성능기준 보다는 시설기준쪽으로 맞춰간다면 구조안전에 충분히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한옥은 전통건축을 하는 사람이 현대건축을 배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전통건축의 비례나 맛, 의미를 알고 있어서다. 반면 현대건축을 하던 사람이 한옥을 하다보면 피상적인 전통을 따라가기 쉽다. 흉내만 내는, 소위 ‘짝퉁한옥’을 만들어낼 소지가 있다는 거다. 또 한옥건축 설계는 건축사가 해야 하는 것이지, 문화재 전문가가 하는 게 아니다. 한옥은 목수주도가 아니라 건축사가 주도해서 해야 한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A. 한옥은 주택이다. 주택은 현대건축의 일부로서 얼마나 현대인의 생활에 편리하고 품격있고 아름답게 짓느냐가 주인데 바로 이것을 가장 제일 잘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 건축사이기 때문이다. 목수를 못한다고 건축사가 한옥을 설계 못한다는 것은 콘크리트 타설을 못하니까 설계를 못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대지분석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설계자고 건축사인데 건축사가 그런 지식을 동원해서 한옥을 설계하는 것이 현대한옥의 주된 내용이다.
결국 한국의 정체성을 가진 건축이 세계시장에 나아가서도 우월함을 갖는데 건축비를 줄이고, 주택성능을 높이고, 교육도 한국건축 중심의 교육으로 방향을 틀어야 세계적인 프리츠커상 수상자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아직 수상자가 없는 건 우리 건축을 구현하는 사람이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뜻 아닌가.

-앞으로의 계획은

A. 한옥은 문화재 한옥도 있지만, 현대식 한옥도 있다.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현재 전통의 창조자 역할은 바로 건축사가 해야 되는 것이다. 옛날 건축물을 복제, 답습, 복원하는 문화재 보수 전문가가 할 일이 아니다. 한옥을 하면 자꾸 문화재 전문가가 해야되는 걸로 생각, 인식되는 것은 한옥발전에 큰 걸림돌이 된다.
학회는 건축계획적 부분에서 화장실을 어느 부분에 하면 좋을지 어떤 설비를 해야 되는지, 또는 대문과 마당과 방의 동선, 이웃집과의 관계, 건폐율과 용적률을 어떻게 해야 되는가 등 이런 일을 진행하며 한옥의 대중화, 현대화에 기여해나가고자 한다.


장영호 기자  yhduck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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