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기술사가 안전확인 해야 건축물이 안전하다?

차혁규 건축사l승인2017.12.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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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진과 연이은 포항지진으로 해당지역 주민들이 불안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타 지역 국민들도 지진 트라우마를 간접체험하며, 전사회적으로 내진설계에 대한 관심이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신문과 방송 등 언론매체들은 정확한 사실전달보다는 구조기술사회의 주장으로 연일 건축사들을 내진설계의 비전문가로 매도하기 바쁘고 ‘구조안전 및 내진설계확인’을 ‘구조안전 확인’으로 호도하며, 구조계산은 구조기술사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건축을 전공하고 자격증공부를 해보신분은 알겠지만, 산업기사(건축기사2급)의 경우 구조역학, 철근콘크리트구조, 철골구조, 그리고 2차부재인 슬래브와 보의 응력계산 및 배근도를 작도해봤을 것이다. 건축기사 1급인 경우 기둥을 포함한 1차 부재 및 라멘의 모멘트까지도 해석해봤을 것이다. 건축사는 건축물의 시공·설계지식과 지진을 포함한 구조전반의 지식을 평가받아 자격을 취득한다. 반면 구조기술사는 건축물 각 부재의 수리계산을 누가 잘 하나로 자격을 받는다. 구조기술사협회는 내진설계를 건축사(비전문가)는 할 수 없고, 기술사(전문가)만 할 수 있는 고급기술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건축기사 시험을 보면 내진설계는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범용기술이다. 즉, 4년제 건축과 졸업자라면 누구나 내진설계를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진설계는 어떻게 하는가?
쉽게 말해 ‘건축구조기준에 관한규칙-kbc2016’ 법규에 맞춰 설계한다. 이 기준은 건축사나 구조기술사가 임의로 변경할 수 없고, 법에서 정한 값을 입력해야 한다. 중력의 직각방향 횡력인 지진력은 메커니즘이 복잡해 손으로 하는 수 계산은 불가능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구조해석전용프로그램으로 횡력값을 도출한다. 국내 대다수의 구조기술사 사무실에서는 M사의 gen이라는 구조해석프로그램을 사용 중이고, 건축사들은 gen을 개량한 e-gen이라는 구조해석프로그램을 사용한다. gen은 점·선 두가지로 데이터를 입력하고, e-gen은 점·선·면 세 가지로 입력 후 결과값을 도출한다. 누가 더 정확한 출력값을 얻을까?
또 ‘구조안전 및 내진설계확인서’상의 모든 수치들은 상기의 결과 값을 기록하고 확인자의 법적인 책임 소재를 가리는 문서일 뿐, 시공 후 건물의 안전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건축사들은 2012년 이후 확인서를 제출하는 모든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적용하고 있다. 구조기술사가 상기서류를 작성한다고 더 안전한 건축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참고로 경주체육관 붕괴나 포항의 필로티건물을 구조계산한 사람은 구조기술사였다. 2012년 이후 건축사가 구조설계한 건물 중 포항지진으로 피해 입은 건물은 단 1동도 없다. 
사고는 구조기술사가 치고 규제와 책임은 건축사가 져라? 그렇다면 건축구조계산 전문가인 구조기술사가 설계했음에도 왜 경주체육관 붕괴나 포항 필로티건물이 나올까?
첫째.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자들에게 빌려주는 불법자격대여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는 14,000개의 건축사사무소와 391개의 건축구조기술사사무소가 있다. 매년 20만동의 건축물이 건축되는데 기술사사무소당 평균 보조인력 숫자가 1.5명으로 약10만동을 처리할 수 있고, 나머지 10만동은 외부의 무자격자에게 면허를 대여하여 해결한다. 
둘째. 부실시공을 감시할 감리의 부재 때문이다. 건축사협회에서는 감리강화를 국토교통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입법청원하고 있으나, 건축사의 밥그릇 확대로만 치부하고 입법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고는 지진이 일어나 포항필로티 건물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규제만 강화하고 있다. 구청 및 시청의 주택과나 건축과 공무원들은 건축사와 접촉이 빈번하여 건축사의 업무내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구조기술사는 건축허가 전 사전심의 단계 외에는 공무원들과 접촉할 일이 없다. 그런데 사고발생 후 나오는 행정명령이나 규제강화가 왜 사고유발자인 구조기술사의 업역확대로 나올까? 당국자의 책임회피심리? 건축구조기술사업계의 로비? 국민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가? 사고는 구조기술사가 치고 규제와 책임은 건축사가 져라?
셋째 법 근거없는 구조기술사측의 심의 갑질과 업역이기주의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건축허가 전 심의단계를 거치는데, 구조설계에 대한 심의도 같이 진행된다. 이때 심의위원인 대학의 구조전공 교수들은 자신의 제자인 구조기술사를 위해 법규정에 없는 ‘구조감리’를 조건으로 심의를 통과시킨다. 그러나 구조감리자중 일부 구조기술사들은 현장에 나가보지 않는다. 이유는 ‘건축구조기준’상의 안전율을 과신하기 때문이다. 내진설계는 지진재해도상의 지역계수와 중요도계수 등 여러 데이터들을 입력하는데 그중 필로티건물은 특별지진하중이라 하여 일반건물보다 하중을 2배(1.4DL+1.6LL)로 입력하고 ‘동적해석’을 통한 결과 값으로 구조설계를 진행한다. 일반건축물보다 하중을 2배로 설계하므로 보와 기둥 등 모든 부재의 단면이 약 1.5배 더 커지고 배근 또한 많아지는 등 구조체가 튼튼하게 되므로 이를 과신하는 것이다. 내진설계를 수행중인 전국의 1,800명 건축사들은 자신이 설계한 건축물에 대해 구조설계든 감리든 무한책임을 진다.
구조기술사측의 사실왜곡은 업역이기주의에 매몰돼 사실을 왜곡, 호도하고 있다. 건축물 안전문제를 업역이기주의로 이용하는 구조기술사측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기술사단체의 공포마케팅과 혹세무민에 놀아나지 마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차혁규 건축사  양원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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