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건축사협의회는 1997년에 체결된 한중일건축사단체 상호협력 협정에 따라 건축계 주요현안에 대해 토의하고, 건축 관련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매년 연례협의회로 각 국가별로 순환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20번째를 맞이하는 한중일건축사협의회는 지난 11월 1일부터 4일까지 3박 4일간의 공식일정으로 대구에서 개최됐다.
주요행사로는 3개국 건축 정책의 새로운 경향을 모색하는 회장단회의, 역사적 문화를 간직한 전통도시의 유산·보호·재건 등의 워크숍, 협의회 회의, 건축탐방 등의 일정으로 정해진다. 금번 대구에서 개최된 행사의 주제는 ‘대구, 도시회복에 대하여’다. 원도심 일대인 중구 북성로를 중심으로 도시재생, 복원, 회복에 대하여 3개국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계기가 됐다.
대구는 옛 읍성이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조성된 가로로 읍성이 있던 자리의 동서남북 방위를 기점으로 동성로, 북성로, 서성로, 남성로로 명명됐다. 대구 북성로는 북쪽에 위치한 도로의 명칭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한옥부터 일제강점기때의 일본식 적삼가옥 등 시대적 흐름의 켜를 간직한 곳으로 역사적 전환기에 압축 성장의 미명아래 허물어지고 복원과 재생의 흔적들이 오롯이 남아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첫째 날, 3개국의 참가자들이 숙소로 집결하고, 간단히 숙소를 배정 받은 후 ‘건축사의 역할, 책임과 실무관리’를 주제로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이어서 전체 기념촬영을 시작으로 ‘2017 대구건축비엔날레’ 개막식 참석으로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됐다. 2010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4번째로 열리는 ‘2017 대구건축비엔날레’ 는 대구지역건축의 정체성 구축과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건축문화의 인식을 높이고 지역 건축 동력의 진작을 위해 ‘함께 하는 공간, convivial space, 與空間’을 주제로 11월 1일부터 11일까지 11일간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건축문화의 축제 한마당으로 열렸다. 개막식 후 환영만찬, 기념선물 교환식으로 첫날의 공식적인 일정을 마무리했다.

둘째 날은 아침부터 ‘대구, 도시회복에 대하여’란 주제 발표와 함께 북성로 일대를 탐방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른 시각 지나가는 상인들과의 담소 등 장소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인식하기도 한 시간이었다. 한중일 3개의 팀으로 나누어 북성로의 현재 상황을 직접 발로 걸으면서 체험한 시간이기도 했다. 중식 후 각 국가별로 워크숍 주제 및 탐방의 내용을 가지고 그룹별 토론과 결론의 요약과정을 거쳐 석식 전 워크숍 발표회를 진행했다. 국가별 발표에 이어서 단상에 각 국가별로 패널들이 나와서 북성로에 대한 여러 가지 방안 및 참석자들의 질의와 응답에 열띤 논의들이 진행됐고 대구건축사회에서는 논의된 내용을 대구시 정책사업에 반영하도록 제안하고자 했다. 공식적인 딱딱한 석식 이후 가벼운 차림으로 비공식행사인 2차 뒤풀이로 서먹한 관계를 순화하는 자리를 갖고 아쉬움을 남긴 채 둘째 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셋째 날은 이른 조식 이후 ‘도시회복을 통한 3국의 미래도시 비전’과 ‘젊은 건축사 프로젝트 발표’ 회의시간을 가졌다. 준비해온 자료들이 많아서인지 늦은 시각까지 열정을 다해 발표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한 후 서둘러 전통건축 답사 장소인 양동마을로 향했다. 500여 년이 된 심수정 저택에서 주변의 경치를 바라보면서 도시락 체험과 함께 답사 후 마련한 전통다도 체험 행사는 바쁜 일정에도 잠시 자연과 더불어 여유를 부려보는 호사를 누리기도 한 시간이었다. 환송만찬과 석별의 아쉬움을 남긴 채 차기 행사는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다음 만남을 기약하면서 공식적인 일정을 모두 마쳤다. 아쉬움을 떨치지 못한 분들이 모여 간단한 2차 뒤풀이까지 이어진 자리로 다소나마 위안을 가져보기도 했다.
 각 국가간의 첨예한 정치적인 문제들은 건축이라는 공통의 관심사에 묻혀지고 건축하는 분들끼리 함께 고민하고 서로의 의견을 나눈 자리는 더욱 공고히 건축에 대한 열정으로 피어나는 것 같다.
17개 시도건축사회 회장님을 비롯한 그동안 준비하고 행사에 직접 참여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 참가단체
- 대한건축사협회(Korea Institute of Registered Architects, KIRA)
- 중국건축사등록관리위원회(National Administration Board of Architectural Registration of P.R.C, NABAR)
- 일본건축사회연합회(Japan Federation of Architects and Building Engineers Associations, JFAB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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