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사협회 제32대 회장선거가 두 달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이와 연계해 11월 28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회장선거 후보자토론회가 열리게 된다. 후보자들이 토론하는 모습을 보며 회원들은 누가 전국 건축사회원 1만 1천 여명의 회원을 이끄는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이 되어야 하는지 판단할 것이다.
익히 아는 바와 같이 회장 직접선거는 2015년 제31대 회장선거부터 도입됐다. 협회 역사상 최초로 치러진 회장 직선제에서 회원민의를 제대로 담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 권역별 후보자토론회다. 그때 당시 토론회는 청중이 직접 후보자에게 질문을 하는 대신에 미리 준비한 설문지에 서면으로 질문을 작성하고, 나중에 취합해 진행자가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청중과 후보자간 분위기가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식이었다. 또 직선제라는 것이 회원 민의를 직접 행사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원리에 충실하고, 나중 회장으로 선출된 후보자도 대표성과 책임성 원칙이 반영돼 공약한 정책구현과정에서 보다 회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선거관리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직선제의 최대 단점인데, 후보자토론회가 전국 권역별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보완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사실 회원입장에서도 후보자토론회가 회장후보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주장과 공약을 주고받는 토론과정을 지켜보며, 후보자들의 정견(定見)과 정책, 공약뿐 아니라 자질까지 검증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현재 11월 13일까지 후보자 토론회 질의사항을 공모한 결과 약 100여 건이 접수됐다는 후문이다. 사실 선거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회원들의 참여부족이 다소 아쉽다.
건축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후보자토론회에서 후보자간 심도있는 자유토론을 통해 후보자의 생각과 자질을 검증할 수 있도록 제19대 대통령선거 토론방식의 ‘시간총량제 자유토론방식’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적절한 수사로 그치는 ‘맹탕 토론회’, ‘알맹이 없는 토론회’가 아닌 회원들의 흥미와 관심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후보자간 토론의 초점이 분산되거나 피상적으로 토론이 흘러가는 것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대한건축사협회 회장은 1만 1천 여 회원간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대표하면서도 회원 모두를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국민 생활의 큰 축인 건축, 도시, 주거환경의 축을 담당하는 대한건축사협회의 공익적 성격도 아울러야 한다. 후보자간 각각 더 나은 건축사와 건축사협회의 미래를 펼치기 위한 공약을 내놓을 텐데, 현실성 없는 파격적인 공약 또는 건축사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공약이지만 타당성이나 실현 가능성 차원에서 반드시 검증해야 할 사안이 있는지 회원들은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회원들이 후보자토론회를 통해 후보자들의 면면을 꼼꼼히 평가하고 이것이 투표로 이어져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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