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선운사에 이르니 비가 흩뿌리며 제법 서늘하다. 울긋불긋 단장하고 있는 단풍나무 앞에 서니 차가운 렌즈 속이 빠알갛게 물들여진다. 한참 단풍에 취해 있다가 도솔천을 바라보니 어느 사이 낙엽이 된 단풍잎들이 흐르는 냇물 따라 유람을 떠날 채비를 한다. 내 마음도 만추에 젖어 한참을 서성인다. 올 가을이 가기 전 서둘러 선운사에 오길 참 잘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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