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노벨 생리의학상은 생체 시계에 따라 아침저녁으로 몸의 변화가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서카디언(circadian·24시간 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규명한 미국 의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낮과 밤의 하루 주기에 따라 인체에 일정한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분자생물학적 연구로 밝혀낸 공로다. 밤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이 나오고 아침엔 스트레스 대항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을 분비하는 것을 밝혔다.
멜라토닌은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의 송과체로부터 합성되어 혈액으로 분비하는 호르몬이다. 수면 자체의 질을 높이도록 생체리듬(체내 시계)을 조절하여 몸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동화 「구둣방 할아버지와 요정」에 등장하는 꼬마 요정과 같은 존재다. 바이러스나 세균, 암세포 등의 병원체를 퇴치하는 면역기능을 갖고 있어 마치 밤마다 할아버지 구두를 몰래 수리해 주는 요정과 같은 숨은 공로자다. 낮 동안의 활동으로 상처 입은 세포를 보수해 준다.
저자는 오래 전부터 목조주택은 분명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다고 믿고 있다. 그 이유는 삼나무 향기가 잠을 촉진한다는 일본 도쿠시마 대학 의학부의 임상학적 결과로도 알 수 있다.
나무 향기가 나는 방은 수면효과가 2%정도 높았으며, 잠드는 속도도 9분 정도 빨랐다. 니무 향기를 맡을 때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40분 이상 늘어났고, 잠이 안 오는 중도각성 시간도 6분 정도 단축됐다. 또한 쥐를 갖고 한 실험에서도 쥐의 야간 활동량은 줄고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2시간 20분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목재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교감신경을 억제해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목조주택에서는 혈압과 혈류량이 낮아지면서 인간의 심지를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편백이나 연필향나무의 향기는 진정효과가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 목재는 확실히 기분을 좋게 유도하면서 수면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불을 발견하기 이전에 인간은 낮에는 수렵생활이나 농경생활을 하고 밤이 되면 잠을 자야 했다. 당시의 행동습관이 아직 인간의 생체 시계에 남아있다. 어두워졌으므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멜라토닌 분비의 시점이다. 추정컨대 밤이 오는 것을 알리는 것은 황혼이다. 석양의 색상은 목재의 색상과 유사하다. 침실을 연어 살이나 계란 껍질과 같은 목재 색상으로 꾸미면 숙면을 취한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이 수면과 관련된 목재의 효과까지 연계하였다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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