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재로서「목재」는 단점이 더 많은 재료다. 썩고, 타고, 벌레먹고, 뒤틀어지고, 사용하기 어렵다는 등이다. 이러한 단점은 자연에서 얻는 유기재료의 위대함이 된다는 반전이 있다. 우선 「썩는다」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나무는 자연에서 얻는 유기물인 만큼 균에 의해 부패된다는 필연성이 있다. 썩기 때문에 흙으로 쉽게 돌아간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무기재료는 자연으로 쉽게 돌아가지 않으므로 자연과 환경에도 인간에게도 결코 좋을 수 없다. 목재는 목섬유 한올한올이 모여 만들어진 생물세포의 결합체다. 그러므로 동일한 것은 있을 수 없는 각각의 개성이 있는 재료다. 목재가 갖고 있는 이러한 다양함은 조형과 공예에서는 매우 중시되지만, 건축용재와 같은 공업적 용도에 목재를 사용할 때는 섬유방향이나 옹이 등의 배열에 따라 편차가 큰 단점으로 바뀔 수 있다. 특히 건축재의 평가는 평균값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포함된 가장 저질 재료에 의해 평가된다. 편차가 큰 목재는 건축사들의 기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철이나 콘크리트를 건축사들이 선호하는 이유도 충분히 납득이 된다. 공학적으로 구조계산을 하는데 목재는 강도적인 근거 자료가 충실하지 않기 때문에 목재가 주거환경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용할 수 없었다. 이러한 목재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 공학목재, 즉「엔지니어링 우드(Engineering wood)」다. 단판 또는 섬유 등의 형상으로 세분화된 목재를 접착제로 붙여 압착하고, 결점 요인을 제거한 후 일정한 형상이나 크기, 강도가 나올 수 있게 가공한 목재를 말한다. 최근 고층 목조빌딩의 붐을 일으키고 있는 CLT(Cross Laminated Timber, 구조용집성판)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하나의 판면 크기가 길이 30m, 폭 10m, 두께는 임의로 조절할 수 있다. 판면 자체가 하나의 벽면이나 바닥이 될 수도 있고, 기둥이나 보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 구조체이다. 세계적으로 10층 규모 이상의 CLT빌딩이 이미 17동이나 된다. 이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니면 불가능했던 것이 목구조로도 구조계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시공에 있어서도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공법이므로 종전처럼 콘크리트가 양생되는 기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공기를 크게 단축할 수 있고, 인건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으며 내장으로 목재벽면을 사용할 수 있다. 시공비도 콘크리트 대비 15%정도가 저렴하다는 보고도 있다. CLT와 같은 공학목재의 이용은 금후 저탄소 녹색성장의 탄소저장 건축기술로 크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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