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접한지 거의 20년이 돼간다.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히고, 지금은 건축사로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건축 일을 하면서 내가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동안 건축 일을 하면서 일반인들이 “건축사가 뭐예요?”하고 물으면 도대체 ‘건축사에 대해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의문이 든다. 내가 건축사자격시험을 한창 준비 할 때의 일이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며 건축사자격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중 몇 명은 “아직 공부 하느냐?”, “건축사가 뭐하는 직업이야?”라며 종종 물어보곤 했던 적이 있다. 이런 황당한 일은 자격시험에 합격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축하인사를 하면서 “건축사가 무슨 일을 하지?” 물어보는 이들이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과연 집을 짓고자 계획하는 사람들 중 몇 명이나 처음부터 건축사와 미팅을 할까? 어느 지역이나 비슷하겠지만 건축설계 수주 방식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다. 우선 필자의 경우 건축설계 수주가 건설사, 업자(집장사), 부동산, 그리고 소수이긴 하지만 지인 등이 대부분이다. 집을 지으려는 사람이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건축사가 아닌 부동산 관련종사자 또는 건설사(일반 시공자 포함)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왜 집을 지으려 하는 사람들이 건축사가 아닌 공인중개사, 옆 땅에 건축 중인 시공자와 먼저 상담을 할까? 이렇게 만난 건축주들은 건축사의 말보다 공인중개사, 시공자의 이야기를 더욱 맹신하는 일도 아주 비일비재 하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인들이 건축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지 않을까?
건축주 또는 시공자,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미팅을 할 때 많은 분들이 건축사를 부를 때 건축사, 소장이란 호칭보다 보다 많이 사용하는 호칭이 있다. 바로 설계사다. 자신의 직업군에는 정확한 직업명도 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건축사 직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독특한 설계사라는 호칭이 생기는 것이라고 본다. 때문에 대승적으로는 먼저 협회차원에서 건축사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 현업 건축사들도 각종모임, 업무 미팅 때 건축사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있으면 적극 알리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대한건축사협회에서 건축사 홍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봉사활동 등 직·간접적인 홍보도 좋지만 다수의 국민들에게 건축사를 직접 어필 할 수 있는 언론매체를 통한 공익 광고를 국토교통부와 함께 제작 해보길 제안한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와 같은 타 분야의 광고 문구처럼 우리 건축사도 국민 대다수가 알 수 있도록 이런 광고 문구가 하나 있으면 어떨까?
“건축상담은 건축사에게, 건축사는 당신의 삶을 설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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