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숙성시켜 착한 소리를 만드는 목재

이동흡 한국목조건축협회 전무l승인2017.07.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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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아기가 태어날 때 울음소리를 아름답게 느낀다.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하는 가장 착한 소리다. “댕~ 댕~ 댕~” 깊은 산 속 조그만 암자 추녀 끝에서 가끔씩 들려오는 청아한 풍경(風磬) 소리. 생각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러한 소리는 인간의 심성에 가까운 진동수를 내고 있다. 우리 인간의 뇌는 심성의 울림에 가까운 진동수인 잔향을 받아들이고 있다. 즉 한마음으로 소리를 내고 받아들이는 착한 소리다. 언젠가 읽은 책에서 공명의 울림에 귀 기울 줄 아는 자가 세상 이치의 소리를 듣는다는 말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소리란 물체의 진동이나 기체의 흐름에 의하여 발생하는 파동의 일종이다. 공기가 진동하는 것, 즉 공기가 떨리는 현상을 말한다. 목재는 소리가 전달되면 울림으로 소리를 머물게 한다. 타격이나 현에 의한 미세한 진동이 목재에 전달되면 울림으로 오랫동안 남는다. 이 때 소리는 진동을 타고 우리 귀에 좋은 소리로 숙성되어 전달된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도 음의 숙성과정을 거치면 소리가 듣기 좋아진다. 이를 「에이징 효과」라고 하는데 이 효과는 다른 재료보다 목재가 우수하다. 목재를 악기의 재료로 사용하는 이유다.
피아노를 나무들의 합장이라고 한다. 그랜드 피아노에는 10∼20종의 나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건반은 부드러운 촉감을 위해 피나무나 가문비나무, 검은 부분은 흑단, 건반의 운동에너지를 전달하는 액션부분은 단풍나무, 햄머 부분은 자작나무나 박달나무, 금속 현을 잡아주는 부분은 너도밤나무, 소리를 내는 음향판은 소리의 전달이 가장 부드러운 가문비나무, 다리는 튼튼한 오크, 프레임은 오리나무, 뚜껑이나 판재는 마호가니 또는 라왕류, 표면 장식 무늬목은 호두나무, 벚나무, 참나무, 로즈우드 등이 사용된다. 잘 건조되고 가공된 나무들이 모여서 최상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바이올린에 사용되는 소나무와 가문비나무는 차가운 소리를 듣기 좋은 진폭으로 소리로 변형시켜 준다.
목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명체로 사용하며, 타악기 및 현악기의 재료로 사람에게 평온함을 준다. 나무로 만든 악기는 진동되어 졌을 때 음으로 방출되는 에너지가 크고 손실되는 에너지는 작다는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이는 목재가 가볍고 탄성이 좋기 때문이다. 목재를 이용한 대표적인 현악기 피아노의 경우는 향판 뿐만 아니라 악기 전체가 공명한다. 바닥에 따라 공명음이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건축물의 바닥 재료나 음악 홀이 피아노의 음향을 좌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대나 콘서트홀이 목재로 설계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동흡 한국목조건축협회 전무  heub25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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