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건축에너지를 줄이기 위하여 단열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주거환경에서 열 손실, 즉 열교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밀막을 설치하고 외단열, 내단열을 강화하기 위해 건물의 바람구멍을 꽁꽁 동여매야 한다. 이로 인해 외기 공기 온도와의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온도는 동물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로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대사와 관련이 있다. 우리가 옷을 입거나 집이 필요한 이유도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다. 실내온도 차가 없어지면 외기의 온도변화에 적응하는 면역력도 떨어진다. 특히 실내에서 90%이상을 보내는 노약자나 영·유아의 경우는 그 영향력이 크다. 자율신경에 지배를 받는 사람의 몸은 기초 대사량이 여름에는 적고 겨울에는 많다. 쾌적감을 느끼는 온도도 여름보다 약 3℃가 낮다. 온도변화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첫 번째 수단이 피부이며, 두 번째는 옷이고, 세 번째가 건축물이다. 그런데 건축물은 옷처럼 인체에 좋은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콘크리트, 유리, 알루미늄, 철강, 석고 등의 무기물과 석유화합물로 된 플라스틱, 섬유 등의 건축 재료도 우리 신체의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지만, 목재처럼 인체 적응성이 좋고 친환경적이지 못하다. 건축기술의 발달로 콘크리트와 같은 무기물을 활용한 건축물에서도 기밀화, 단열화 효율을 높이고 보조 난방 기구를 활용함으로써 강제로 실온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목재와 같이 에너지가 부딪치면서 열을 발생시키는 난복사(暖輻射)의 성질은 없다. 목재는 같은 실온에서 다른 건축 재료보다 체온 유지가 잘 된다. 별도로 체온을 높일 필요가 없어지므로 에너지 소비가 억제되고, 이로 인해 쾌적감을 느낀다. 반면 콘크리트나 철강은 냉복사(冷輻射)의 성질이 있다. 한여름에도 콘크리트 건물에 들어가면 차갑고 으스스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체온을 올리고 내리는 에너지를 너무 많이 사용하므로 지속되면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목재의 열전도는 콘크리트나 철보다 낮다. 목재에서 얻어지는 복사열은 햇볕의 따뜻함이나 숯불, 장작 난로에서 나오는 열과 동일한 원적외선에 가깝다. 혈액을 덥혀 주고 신체 말단까지 골고루 순환하기 때문에 혈류이행이 나쁜 노약자들의 건강에 좋다. ‘초고속 노화’ 노인의료비 증가, 다른 각도에서 조명해 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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