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해서 남 주냐?”라는 말은 학창시절 많이 들어본 말일 것이다. 이 말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내가 잘 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건축을 업으로 하는 우리에게는 적합하지 않는 말인 것 같다.
건축은 archi(큰, 대)와 tecture(기술)의 합성어로 큰 기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단어를 살펴보면 큰 기술, 그러니깐 다양한 기술들 중 최고의 기술을 요구하는 학문임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의 기술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우리는 건축을 하기 위해서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하나의 건축물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인문학에서 철학, 공학, 심지어는 색채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다양한 지식을 통합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고의 기술 즉, 건축인 것이다.
요즘 많은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직원들이 배움을 통해 자기개발을 하게 되고 그러한 것들은 결국 회사의 클라이언트에게 최상의 결과물을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배움을 통해서 클라이언트에게 최상의 건축물을 제공해야 한다. 최상의 건축물이란 미적으로 아름다우면서 공간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에게도 편리한 공간을 제공하는 건물로 표현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건축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목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복합적인 의미로서의 조형을 통해 그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성능이 좋은 공간, 둘째, 구조 기술의 솔직한 표현, 셋째, 소재가 가지는 본연의 아름다운 성질, 그리고 이들의 종합으로 이루어지는 균일한 관계로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을 위해 우리들은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서부터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인문학적 지식까지 두루 섭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것을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는 의미의 ‘통섭’이라는 단어가 있다.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범 문학적 연구를 일컫는 이 말은 최근 몇 년 사이 건축계의 화두였다. 건축에서의 통섭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문화와 경험, 지식들을 익혀 새로운 건축을 하고자 하는 우리의 열망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단어가 아닌가 싶다.
건축사 윤리 선언서 2항에 보면 “건축사는 전문지식과 기술을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며, 건축문화 창달과 건축 교육 발전에 기여한다”라고 되어 있다. 우리 스스로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래서 클라이언트에 알려주고 또한 이끌 의무가 있다. 우리가 배우고 익힌 것들을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하게 될 때 우리는 배워서 남 주는 삶을 살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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