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40여 년간 나무와 함께 살아온 ‘나무쟁이’다. 처음으로 건축사들과 함께하는 정론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에 글을 올리려니 얼마나 공감을 받을까 조바심이 앞선다. 최근 세계적으로 목조건축이 대세다. 건축사 중에는 목재를 왜 건축에 사용해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이 많다. 조금이라도 고민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과감하게 팬을 들었다.
목재를 사용해야 하는 첫째 이유는 수목이 태양에너지를 이용하여 광합성을 하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탄소와 산소로 분리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탄소는 목재 내에 저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목재공학 분야에서는 목재의 몸집이 불어나는 만큼 탄소가 목재 내에 저장되기 때문에 목재를 ‘이산화탄소 통조림’이라 한다. 목재가 썩고 벌레 먹거나 불에 타면 저장된 탄소는 다시 대기 중으로 환원된다. 환원의 속도를 늦춰주면 지구환경 회복의 자생적인 시간 여유를 얻을 수 있다. 목조건축은 탄소의 환원 속도를 지연하는 가장 유리한 수단으로 지목 받고 있다. 둘째, 생물의 지속적인 존속에 목재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건축재로 이용되는 시멘트, 유리, 플라스틱과 같은 석유화합물이나 무기물은 생물체의 존속을 이어가는 귀소본능에 방해가 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자연의 일부이다. 생명의 본속(DNA) 유지에는 자연물이 유리하다. 자연결핍에서 오는 인간의 본성을 목재 건축재로 사용하며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국민건강 유지 및 복지에 목조건축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초고령화 사회진입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후 노인 의료비 문제 등에 대한 고민이 크다. 콘크리트와는 다르게 목재는 난복사의 재료로 신체로부터 에너지소모가 적어 쾌적감이 높은 재료다. 또 소리를 숙성시켜 귀에 듣기 좋은 착한 소리를 만들고, 대자연에서 얻은 에너지의 흐름을 무한정으로 생체 리듬 속으로 끌어들이며, 우리의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편안함으로 유도하는 등 웰에이징의 재료다. 필자는 앞으로 이런 목재가 지구환경과 인간의 신체발달 및 정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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