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참으로 많이 회자되면서도 막상 눈앞에 대면하면 쉬운듯 어렵게 느껴지는 단어이기도 하다. 누구나 건축주의 머릿속에는 작게는 집의 조그마한 수선부터 크게는 그가 상상할 수 있는 대형건축물까지 마음껏 꿈의 나래를 펼쳐 보지만, 막상 현실적인 면에 부딪혀보면 부동산 정보, 건축관계자들간의 불신, 건축법, 건축관련법 및 행정, 건축자재 선정, 자금 및 세금, 민원, 기타 등등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얽히며 정말 꿈을 깨뜨리게 하는 현실에 봉착하게 된다. 이 중심에 우리 건축사들이 애매모호하게 자리매김 하고 있음은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설상가상으로 어려운 국내·외 사정과 법규정에서조차도 도외시된 설계, 감리 대가로 본인 주머니는 고사하고 직원들 봉급조차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현실, 그저 처분만 바랄 수밖에 없는 처지, 이 또한 냉엄한 우리 건축사들의 현주소 아닌가?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없는 것일까? 그 대답은 “있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우리 스스로가 만든 건축사협회를 필두로 한 건축사들의 합리적 조직과 체계가 답이고 이미 그 시스템은 갖춰져 있다. 다만, 그 시스템이 현재와 미래를 대비한 전략에 있어 효율적으로 작동되고 있지 않고 건축사들 각자의 무관심으로 인해 인지를 못하고 있을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협회를 활용해 서두에 나열된 문제·해결점 등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보완·개발하여 “건축사들의 고유영역 이외의 것은 건축사 영역이 아니다”라는 편견을 깨고 우리 스스로의 통합영역으로 만들어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또 건축관련 통합시스템 개발에 더해 이와 연계된 교육과 홍보가 뒷받침 돼줘야 할 것이다. 이제는 소위 ‘건축사 고유영역’이라고 하는 주장을 지키는 데만 급급해 할 수도 없을 만큼 주변상황은 변해가고 있다.
앞으로의 시대상황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매스컴뿐만 아니라 일부 정치지도자들까지도 앞 다투어 이를 강력하게 역설하고 있으며 일부 선진국들은 이미 발 빠르게 시작했고 로드 맵까지 만들어놓은 상황이다.
이와 같이 앞으로의 국내·외 여건은 4차산업 혁명의 핵심 키워드인 ‘모든 전문 분야의 융·복합’이라는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앞으로 사라질 직업군들도 제안되고 있고 새로 탄생될 직업군들도 예시되고 있다.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가상현실, 센서, 사물인터넷, 드론, 인공지능 딥러닝을 이용한 에너지 절감 기술 등은 물론 기업특성에 맞는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고, 업종의 벽을 넘어 융·복합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다. 결국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우리 건축서비스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사실이다. 우리 건축사들은 사실 여태껏 미래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보다는 사후 피동적인 지시에 따른 늑장대처에 그친 게 사실이다. 지금 우리 스스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 대처할 수 있는 혜안이 절실한 시기이다.
“삶은 타고난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먹은 대로 사는 것이다!” 라는 명인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건축사들의 길은 무엇인가를 되물어보며 당연히 해답이 주어짐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길을 개척해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개개인들의 역량을 서로 소통시켜 통합함으로써 다가올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을 발굴함과 동시에 우리 건축사들의 건축관련 통합시스템을 개선·발전시켜 최대한의 성과를 이끌어내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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