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일본 가고시마건축사협회 방문단이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 중에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방문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정확한 이유를 몰랐으나 2020년 도쿄 올림픽개최를 위해 올림픽스타디움 재건축 국제현상에서 지난해 세상을 떠난 자하 하디드의 계획안이 당선됐었다. 따라서 일본 건축사들에게 자하 하디드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었고 자하 하디드의 작품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을 알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DDP 방문을 희망한 것이다.
2011년 UIA 도쿄대회는 필자에게 두 가지 큰 의미가 있었다. 하나는 2017년 제26차 UIA대회를 서울에 유치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 가고시마 건축사 협회 대표단과 첫 만남을 갖고 전라북도건축사회와 상호 교류를 위한 협의회를 갖는 일이었다. 2017년 UIA 세계대회 유치를 위해 우리나라 서울을 비롯해 싱가폴과 멕시코시티가 경쟁을 하였다. 특히 싱가폴은 2014년 대회 유치를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했지만 남아프리카 더반에 자리를 내주었기 때문에 우리와 더욱 치열하게 경쟁했다. 결과적으로 2017년 UIA대회를 서울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그 후 6년이 지났고 이제 대회 개막을 6개월 여 남기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대회 개최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뒤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2015년에 2017 서울 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회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조직위의 순조롭지 못한 운영과 건축인들의 무관심 속에 과연 이대로 대회를 치룰 수 있을지 많은 건축인들이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건축사들은 이번 대회에 대한 대한건축사협회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대회 명칭에 대한 이견으로 많은 건축사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우리 협회는 대회 명칭을 ‘UIA 2017 서울세계건축사대회’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로 명명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Architect’에 대한 우리 말 표기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UIA 권고안에서 국제간의 전문직 상호인정을 위해 제안하고 있는 ‘Architect'의 기준은 자격시험 합격과 직능에 대한 법적등록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법률적 자격을 갖춘 전문적 의미로 ‘건축사’로 표기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 UIA는 세계 여러 나라의 건축설계와 실무에 관해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소통하는 유일한 비정부 기구이다. 특히 세계 124개국이 참여하는 건축사 관련 단체이고, UIA에서 제정하여 권장하는 안을 국가간 상호인정 협상의 국제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고 수수방관하는 자세를 취한다면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 명분보다도 이제 실리를 찾아야 한다. 이번 대회에 건축사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대회를 전 국민적인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마침으로써 건축사의 존재감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UIA 69년 역사 속에 아시아에서는 북경과 도쿄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대회다. 서울이 가지고 있는 한국적, 문화적, 건축적 콘텐츠를 전세계에 선보이고, 우리 건축사의 역량을 외국 건축사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이런 UIA의 행사를 통해 다른 나라 건축사와 소통하고 교류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우리 모두 자발적인 참여와 성원으로 반드시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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