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100번째 희망학교 건립에 힘을 모은 대한건축사협회, SBS, 굿네이버스 등은 2015년 6월 현지답사를 시작으로 2016년 3월 8일 착공식을 가진 후 9개월여의 공사끝에 2017년 1월 11일 준공식을 가졌다.
잔지바르 콰라라 투마이니 중등학교 준공은 필자에게는 새로운 사회적 경험과 건축사로서 보람과 사회를 보는 안목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설계과정에서 기부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학교를 사용하는 이들의 마음이 잘 통합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2년 전 처음 잔지바르현장을 20여 시간의 비행과 3번의 환승을 거쳐 방문할 당시 교육부와 주민들은 2개소의 부지를 추천했다. 현지답사를 통해 교육부 및 지역주민들의 의견청취, 학생들의 통학거리 및 교육환경들을 고려하여 낮은 언덕위에 위치하고 야자수와 망고나무가 많은 지금의 부지를 선정했다.
설계당시 100번째 희망학교는 우리나라가 교육을 통해 고도성장을 이룬 것처럼 이 학교에서 교육받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미디어센터에서 방송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하여 탄자니아 전역에 TV, 라디오로 본토 산간벽지까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는 단순한 방송 스튜디오 중등학교 공간제공이 아니라, 이들이 교육받아 스스로 잔지바르의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힘을 교육으로 길러주는 것으로 새로이 기획되고 설계의 큰 목표로 설정됐다.
설계 과정에서 8학급에서 12학급으로 규모가 변경된 가운데 설계자로서 가장 큰 고민은 잔지바르 현지 건축 양식을 어떻게 이해하고 새로운 재료와 기술 등 선진 건축기법을 현지에 어떻게 적용하는가였다. 20여 시간의 비행에서 철저히 그들의 삶속으로 들어가 이들이 의기소
침해 하지 않을 익숙한 재료, 평면, 입면, 공간구조가 되도록 하는 게 설계자로서 고민거리였다. SBS, 굿네이버스 등 실무자들과 여러 회의를 거쳐 잔지바르 구도심 스톤 타운 내 중정의 전통건축 양식을 공간구조로 제안하게 됐다. 이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중정형태의 평면구조로 무더운 열대기후에서 자연 환기와 통풍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며 친숙한 공간구조로 차츰 정착되어갔다.
잔지바르 과라라 쿠마이니 중등학교의 건립과정은 새로운 사회공헌의 형식으로 의미가 크다. 부족한 이들에게 힘과 희망을 주는 방법은 경제적·금전적 기부가 전부만은 아닌듯하다. 이번 프로젝트는 SBS, KOICA, 굿네이버스 외 대한건축사협회, KCC, 동국제강, 현지교육부 등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수많은 정성과 노력이 만든 결과다. 특히 철근, 건축자재 등을 국내서 운반하여 현지에 시공토록한 많은 관계자들간 노력의 결과였으며, 부지기부·인력기부·설계기부·장비기부·방송콘텐츠제작 등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다 담겨있어 더욱 가치 있는 작업이었다.
이는 모든 것을 다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작은 것을 먼저 줄 수 있는 용기로, 우리건축사들에게도 전문가로서의 긍지를 심어 줄 수 있는 사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는 듯하다.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필자나 우리 회원들에게도 지나온 많은 흔적들이 있다. 건축에 입문하여 학창시설과 수련과정, 전문인으로서 건축사·경영자로서의 시간 등 설계를 업으로 삼은 지 30여 년이라는 세월의 흔적이 지나고 있다. 지나온 많은 흔적은 자취를 남기며 다가올 흔적은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할 또 다른 도전일 듯하다.
필자에겐 지나간 건축의 한 페이지를 접고, 새로운 삶의 페이지를 여는 소중한 경험이었으며, 새해는 조그만 건축의 용기로부터 시작하여 따뜻한 세상의 작은 촛불이길 여러 회원들과 같이 기원한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