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건축사는 1965년 배출되기 시작한 이래 도시개발을 관장하는 전문가로서 한 축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건설경기 둔화 및 공동주택에 편중된 건설시장, 50여 년 동안의 지속적 개발로 인한 개발부지 한정 등으로 인해 신축시장은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건설시장 속에서 건축사들은 과연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조사함으로써 건축사들의 사회적 입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한다.

건축사들의 현황에 대한 조사방법으로써 현재 건축사 활동인구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출생연도의 건축사들에 대해 표본을 추출하고 30문항의 설문을 실시하였다. (편의상 이들을 ‘평균건축사’라 명명한다) 이러한 평균건축사에 대한 분석을 통해 건축사의 위상을 재건할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평균건축사의 표본은 1단계로 대한건축사협회에 등록한 건축사 중 가장 많은 연령대를 추출하고 2단계로 1단계 표본 중 개업연수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건축사들이 포집해 있는 집단을 표본으로 추출하였다. 표본추출 결과, 1961년생(현 48세) 건축사 503명중 사무소 운영연수 13년차인 76명의 건축사가 평균건축사의 표본으로 최종 채택되었다. 분석방법은 빈도분석 및 교차분석을 실시했다.

설문은 대상인원 76명 중 서울소재사무실 건축사 11명, 경기와 충북소재 건축사 각 4명, 대구, 부산소재 건축사 각 2명, 그 외 경남, 경북, 울산소재 건축사 각 1명, 총26명의 건축사가 설문에 응했다. 이는 통계로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수치는 아니나 근래 경제여건 속에서 건축사들의 일반적인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 그 의의를 둔다.

설문항목은 개별요건(가족관계, 주거형태 및 자가 보유여부, 보유차량 및 배기량, 학력, 면허취득시기, 취미), 운영관련(사무소형태, 직원 수, 개업지역, 면허취득 후 개업 시까지의 기간, 사무실 이전회수, 수주형태, 잡지구독권수, 사회활동), 소득관련(최근 3년간 평균 수주건수, 수주연면적, 년 매출액, 년 수입-순수익, 부채여부, 배우자 년 수입, 겸업여부 및 종류), 자기투자(자기 계발여부 및 방법, 노후준비), 직업자존도(자녀들에게 직업승계여부, 건축사직업 재 선택 여부, 건축사 자부심), 협회에 바라는 사항 등의 항목이다.

설문결과 가족관계는 자녀2인(53.8%), 3자녀이상(23.1%)으로 4인 가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거형태는 아파트 주거(69.2%), 단독주택(19.2%) 순으로 나타났다. 자가 소유는 80.8%로 나타나 주거안정면에서 다소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차량보유는 중형자동차(65.4%), 대형차량(30.8%) 순으로 보유하고 있었으며, 한 대(69.2%), 외제차 2대 이상(15.4%) 순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건축사, 1961년생 설계사무소 운영 13년차로 사회중견그룹 추출
대부분의 건축사 본인은 부업이나 겸업(69.2%)을 하지 않고 있었으나 26.9%가 대학 강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배우자의 년 수입은 42.3%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26.9%가 1,000만원이상, 3,000만원미만, 11.5%가 1,000만원미만과3,000만원이상~5,000만원미만, 7.7%가 5,000만원이상의 년 수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57.7%가 배우자의 년 수입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그림1> 평균건축사의 최종학력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학사, 석사, 박사의 순으로서 석박사이상이 50.0%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학력수준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취미는 등산, 골프, 축구 등의 운동, 독서나 영화감상의 순으로서 비교적 활동적인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면허취득나이는 34~35세가 65.4%로 가장 많은 연령대였으며 면허취득 후 개업까지는 57.7%가 면허취득다음해에 바로 개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의 개업시기가 1996년도로서 건축호황기였기 때문에 개업의 시기가 빨랐던 것으로 판단된다.

‘평균건축사’ 석·박사 이상 50.0%, 대학 강의 26.9%, 배우자 사회활동 57.7%로 나타나
사무소형태는 단독개인(61.5%), 단독법인(19.2%), 동업법인(15.4%), 동업개인(3.9%)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직원 수는 2~3명(42.3%), 없거나 1명이하인 경우(30.8%), 6~10명(15.4%) 순으로 나타났다. 사무소 최초 개업은 전 직장근처가 38.5%로 가장 많았으나 고향, 학교졸업지 등에서도 다양하게 개업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사무실이전은 42.3%가 이전한 적이 없으며 그 다음으로 34.6%가 1회 이전한 것으로 나타나 이전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표1, 2>

최근 3년간 평균수주 건수는 6~10건, 평균연면적 10,000㎡이하, 년 수입 5,000만원~7,000만원으로서 이 중, 년 수입(1년당 순수익)은 6,000만원내외(34.6%), 3,600만원내외(19.2%), 적자(15.4%), 1,200만원내외(11.5%), 1억원이상과 2,000만원(7.7%)내외, 1억원내외(3.9%)의 순으로 나타났다.<표3> 또한 부채유무는 총26명 중 22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84.6%가 부채를 안고 있었다. 이는 연매출과 년 수입에 대한 부채비율이 금액의 많고 적음과 크게 상관없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최고전문가로서 인생의 황금기나 노후대비 조차도 힘든 실정
‘평균건축사’ 연수입(순수익) 6,000만원내외, 84.6% 부채 안고 있어

수주형태는 개인친분에 의한 수주가 80.8%로 가장 많았으며 건설사로부터의 수주는 11.5%로 나타나 기업 간 수주가 매우 한정적이며 이러한 수주형태가 소규모 건축사사무소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표4>
평균건축사들의 사회활동은 1개 영역의 활동이 30.8%, 2개영역이 23.1%,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건축사가 19.2%를 차지해 사회활동이 비교적 저조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건축사의 자부심에 대한 조사결과는 61.5%가 가지고 있다고 대답하였다.<표5> 그러나 이러한 응답과는 달리 다시 선택하고 싶은 직업에 대한 응답으로는 교수, 건축사, 공무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자녀의 직업승계는 자녀가 원할 경우(50.0%), 안 시킨다(42.3%)로 나타나 직업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표6> 건축사의 자부심이나 자녀에 대한 직업승계는 년 수입의 많고 적음과 달리 설문응답자 중 가장 많이 포진되어 있는 년 수입 6,000만원 내외에 해당하는 평균건축사들에게서 호감도가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인 경우에 건축사에 대한 자부심이 있음을 시사한다.

 

 평균건축사들은 노후대비에 대해 53.8%가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응답하였다. 이는 건축사의 현업유지가 얼마나 어렵고 벅찬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계발은 53.4%가 소극적이나마 하고 있었으며 설문응답자 가운데 38.5%가 건축사협회의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에 바라는 사항은 정보인프라구축을 통한 지속적 교육, 건축사 업무영역홍보, 설계비현실화 등 건축사의 권익에 관한 의견이 수렴되었다. 

노후대비 47.2%만 준비. 나머지 53.8% “대책 없다”
자유경쟁체제 달릴 수 있는 건축사들 기본체력 언제 나아질 지 불분명 

설문결과로도 알 수 있듯이 평균건축사들의 현실은 참으로 열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의 둔화와 전문분야의 세분화로 사회디자인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건축사의 역할은 축소되고 있다. 설계 시 각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은 각자의 목소리를 제각각 높이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건축사의 입지 또한 마스터가 아닌 한 분야의 전문가로 변질되고 있다. 이는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 아닐 수 없다. 디자인의 새로운 혁신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기술과 디자인이 융합될 수 통합된 디자인마스터로서의 건축사 역할이 더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 건축사들은 건축사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사무실운영방안 모색, 수주형태의 규모화, 자기계발 확대, 사회참여도 향상, 협회의 적극적 정책 활동 등의 다양한 행보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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