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이 꽃사태처럼 바람에 불려간 자리
낮꿈의 속임수를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밀어
오래 귀담아 들을수록 달콤해만 가는 거짓
꼭 같은 찻잔을 감아쥘 때 떠는
꼭 같은 파동의 상쇄
번개의 끈으로 묶어놓은 고요
그대였던 단 한 사람을 일깨우는 노래가
타오르는 촛불처럼 일렁인다

- 『고래가 되는 꿈』신동옥 시집 문예중앙시선 / 2016
예술은 늘 현실과 대립하는 자리에 있다. 그래서 예술에는 항상 현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현실에 이의제기하기 위해서 예술은 현실에 대해 얘기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시는, 거기다가 쓸모도 없어보인다. 쓸모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쓸모가 문학의 자리라면 문학은 철저하게 반자본주의적이다. 언젠가 문인들이 같이 한 자리에 서 단 한 명의 독자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아마도 ‘단 한 사람을 일깨우는 노래’가 시가 아닐까?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