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에 있어야 할 나룻배는 왜 하천에 없고 산에 있는가? 오랜만에 지면에 글을 쓰려니 장황스럽게 몇 장을 헤아리고 제목만도 서너 개에 이른다. 이러다간 수차례에 걸쳐 쓰게 생겼기에 줄이고 줄여서 두어 가지만 지면을 빌어 말하고자 한다. 워낙 글쓰기 좋아하고 말 잘하는 몇몇이 있다 보니 이 글이 실릴지도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첫째, ‘인천 건축사대회를 뒤로 하며’, ‘다가오는 UIA 2017 서울 세계건축대회를 맞이하며’, 또한 ‘2018년 대한민국건축사대회 서울개최를 또 맞이하며’ 등 제목만으로 보면 엄청나게 느껴지고 거창하고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의 속 사정을 보노라면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지경에까지 이를만큼 어려운 경기에 그것도 모래알 같은 단합을 과시하면서 과연 이러한 행사가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번 인천 건축사대회에서 우리는 한 목소리로 궐기대회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단합대회 하려고 모였으면 그리고 합쳐졌을 때 우리의 소리를 내세워서 우리의 처지를 세상에 알릴 생각은 안했는지? 집행부는 고심이라도 했는지? 곳곳에서 그 비용을 차라리 좋은데 쓰거나 혹은 하지 말라고 푸념 아닌 뒷말이 무성하다.
더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다가오는 2017 UIA 서울 세계건축대회는 한국건축단체연합, 즉 3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해야 함에도 애초부터 무모한 3단체를 묶어놓고 타 단체는 입만 올려놓고 있으니 비웃음거리나 될 듯이 돌아가는 꼼수가 볼만하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들려오는 말로는 격년제로 시행되는 대한민국건축사대회를 비용 등 여러 가지 사정상 손사래를 쳐서 하는 수 없이 서울에서 개최를 한다고 하니 또 다시 속빈 강정마냥 명제도 없이 수억 원을 들여가며 보여주기식 행사를 치루기 위해서 또 다시 회원들을 독려해서 불러 모을듯하다.
“사탕은 달아야 제 맛이고, 약은 쓰디 쓴 것이 보약이다.” 본인 또한 지역건축사회를 맡고 있다 보니 행사 때가 되면 노심초사 해진다. 제안을 하자면 이제 대한건축사협회장의 임기가 3년제로 바뀌었으니 격년제로 시행되는 행사는 3년에 한번으로 바뀌어야 예산도 절약·낭비되지 않을 것이며, 회원들도 행사에 지치지 않을 거라 본다. 즉 보다 뜻 깊게 행사를 치루길 고대한다는 뜻이다.
흐름은 상하가 일맥상통 하지만 굳이 두 번째 사안을 논하자면 요즘은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들도 지출내역, 판공비 등을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시대이거늘 지금처럼 깜깜 소통이 되어서는 회원들의 알권리가 막막해지니 우리 협회 집행부 및 임원, 감사님들께 당부하고자 한다. 막대한 비용 지출이 되고 있는 각종 행사 및 기타 집행비용을 홈피에 수시로 또는 매월 공지해 회원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
정기총회 시에 수 백명 불러놓고 시간에 쪼이는 회원 일부가 유인물로 대체하자고 하면 이구동성으로 “예! 예!”하면서 박수로 끝내는 총회가 과연 올바른 총회인가 묻고 싶다. 몇 년 동안 총회에 참석해보니 항상 그러했듯이 몇 몇 회원이 발언하고 나면 시간에 쫓기고, 그러다보니 지난 총회에서처럼 수박 겉 핥기식 혹은 방망이 두들기식이 되어버리고 뒷말이 무성한 것을 앞서가는 사람은 들을수가 없으니 뒤에 있는 본인이라도 알려줄 수 있도록 충고 아닌 청을 드린다.
산이 있으되 나무가 없으면 산이라 할 수 없고, 하천이 있으되 물이 없으면 하천이라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지금 현재는 앞서서 일궈놓은 선배님들의 피땀 흘린 노고와 열정에 힘입어서 제1의 단체로 살아있지만, 암울한 미래와 자가당착에 빠져 거함인 타이타닉호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따로 없다. 몇몇 회원은 푸념하듯이 연회비 꼬박꼬박내고 발버둥 치면서 살아가는 회원들이 대다수이거늘 협회에서 하는 것이 무엇이 있냐고 되물으니 할 말이 없다. 한마디 더 덧붙인다면 우리 조직 즉 대한건축사협회는 어려운 시기에 회원의 피같은 돈을 긁어가는 아니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 같은 존재로 여겨져서는 안된다. 정부도 전자정부가 되었거늘 우리 협회도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제안을 한다면 홈피에 재정방을 만들고, 총회 전 모든 회원이 볼 수 있도록 총회자료를 한 달 전에 그리고 중요자료는 수시로 오픈하면 누가 뒤에서 뭐라 하겠는가?
지금이라도 회원들의 원성과 탄성을 들어주고 함께 해주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몇 글자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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