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진화, 그 다양성에 대하여 ⑬

그간의 연재내용은 한옥의 주요 구조체를 이루는 기단부, 축부, 가구부, 옥개부에 해당되는 내용들을 주로 다루었다면 이번호부터는 실내의 하드웨어적인 설비분야(배관, 배선, 냉난방, 조명 등)와 인테리어를 함께 엮어 이야기 하고자하며, 옥외설비는 일반건축과 대동소이하므로 제외한다. 한옥에서 무슨 인테리어가 필요할까? 생각되지만 현대생활에 필요한 수많은 설비들 중 매몰설비 외 노출설비들에 맞춰진 인테리어 마감이 꼭 필요하기에 함께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공사비 구성에 있어서도 이제는 실내인테리어공사 비율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며, 공사의 난이도면에서도 잔손이 많이 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설계단계에서부터 디테일을 미리 염두해 두어야 하고 설비분야 도면들도 꼼꼼히 들여다보아야 공사 중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특히나 한옥은 일반건축과 달리 벽체의 폭(수장폭)이 얇고 천장(반자)이 없는 연등천정으로 구성되는 공간이 많아 더욱 세심히 신경써줘야 한다. 매립설비에 대해 건축주와 공간의 쓰임새와 가구배치 등을 충분히 논의한다면 배관, 배선 등이 노출되어 한옥분위기를 해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은 현대설비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도면상 충돌여부를 파악하기 쉽지않다. 각종 배관, 배선 등은 얇은 벽체사이와 목재를 관통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천공에 따른 단면손실이나 기밀과 단열성능 저하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이를 체크할 감리 시기를 놓치게 되면 공사이후 마감재로 가려져 볼 수 없게 돼 내심 불안할 수도 있겠다.
이처럼 한옥은 현대설비들과 동고동락 한지가 오래되지 않아 어색한 사이다. 다시 말해 한옥은 현대건축에 비해 일일이 신경써줘야 하는 부분이 많으니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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