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서울국제건축영화제도 이제 8회를 맞는다. 찬찬한 행보를 하며 어느 새 8년이란 시간을 보낸 거다. 이젠 서울에서는 건축에 관한 영화에 대해서 얘기하면 서울국제건축영화제를 언급할 정도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전문적인 영화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냉전시대가 끝나고 자본주의는 엄청난 발전과 성장을 해오고 있다. 이 뒤에는 숨길 수 없는 상처처럼 인본주의를 버린 냉정한 부작용도 세상에 낳아냈다. 자본주의의 장정과 단점은 달콤한 사탕과 칼이 되어서 사회로 퍼져 나갔고 사람들은 그리고 사회는 스스로 이 모순을 벗어나기 위해 삶의 방식을 바꾸고 생존을 위한 변신을 기하고 있다. 자본을 축적하지 못하는 힘든 사회에서 생활을 축소하는 형태에서 가진 자본을 공유하는 형태의 경제형태가 나오기 시작한지도 얼마 안 되었다. 건축은 사회를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반영한다고 하는데 건축에서도 독신용 숙소나 쉐어하우스, 쉐어오피스가 나온 지도 오래되어 간다. 사회주의 체제로 자본을 공유하려하던 실패한 시도가 이 시대에는 사회전반에 걸쳐 서서히 자본주의 새로운 형태로 그 체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시대마다 살아나기 위한 또는 자본의 형태를 어떻게 할거냐는 문제를 몸으로 받아들이며 본인들의 사회형태를 만들어 왔다.
이제는 개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개인간의 소통이 다양한 소통방법으로 자본을 공유하게까지 이른 것이다. 이렇게 사람이 걷는 행보의 방향 뒤에 건축의 형태도 멀찌감치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 건축사는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린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 우리는 사람들의 욕망을 담는 그릇을, 사람이 살아남게 할 수 있는 공간을, 사회의 모순으로부터 인명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그리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이상을 설계하고 계획하는 사람들이다.
누가 그런 것처럼 건축사는 “자본의 노예다”라는 명제를 우리를 다 대변할 수는 없다. 시대는 변한다. 건축도 그렇게 걷고 있다. 우린 그렇게 어딘가로 걸어가야 한다. 그 길이, 방향이 공존을 위한, 시대를 위한 행보이기를 바래본다.
이런 고민을 담아 올해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주옥 같은 영화들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생각을 주고 고민을 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내년에는 2017년 UIA행사 및 서울시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시건축문화축제 등 다양한 건축행사가 펼쳐진다. 이렇게 쏟아지는 문화행사에서 어떠한 위치와 정체성을 확보하느냐가 우리가 걸어가야 할 첫 걸음의 방향이 될 것이다. 영화가 가진 힘을 가지고 다시 건축을 논하고 즐기며 지식을 나누는 장이 되길 오늘도 바라며 나의 건축도 올바로 걷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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