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목조건축 동향 #2’를 연재하여야 하나 요사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경주의 지진과 관련하여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어 몇 가지 짚고 넘어가보고자 한다.

  지난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위험이 경고되는 상황에서 목조건축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되는 반면 한옥을 비롯한 목조건축의 안전성에 대한 오해와 건축구조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일반 국민들의 말과 언론기사들을 접할 때 마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피해사례를 보면 문화재와 한옥들이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대부분 지붕의 기와장과 흙이 흘러내리거나 벽체의 일부 등만이 파손되었을 뿐 구조적인 손상은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유의해서 판단해볼 필요성이 있다면 피해를 입은 한옥이 과연 전통한옥인지? 조적조(벽돌, 블록)나 콘크리트 등 기타 현대적인 재료들이 혼합된 한옥을 흉내 낸 ‘한옥풍’의 건축물인지 여부일 것이다. 섣불리 “한옥의 지붕은 지나치게 무거운 구조라서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목조건축은 안전하지 못하다”는 등의 얘기로 이들 건축물에 거주하는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등의 오보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나 전문기관들의 피해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며,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한옥과 목조건축 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호에서 목조건축의 이점과 필요성에 대해서 전술한 바 있다. 덧붙여 재료의 물성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겠다. 흔히 목구조는 화재에 취약하고 강도가 약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이는 마감재를 구성하는 판재나 각재 등의 경우가 그러하지만 공학목재나 원목의 경우 화재 시 탄화피막이 형성돼 공기를 차단하면서 구조체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거나 지연시켜 콘크리트나 철골구조보다 오래 견딜 수 있어 충분한 피난시간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목재의 인장 비강도는 콘크리트의 225배, 철의 4~5배에 이르며 압축 비강도는 콘크리트의 9배, 철의 2배에 달한다. 강도를 비중으로 나눈 것이 비강도인데 비강도가 클수록 가벼우면서도 강한 재료라는 얘기다. 따라서 목구조가 철구조보다 지진에도 잘 견딘다는 뜻이다.
  이처럼 목조건축은 경제성과 기능성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는 시대가 되었으며 당면한 온실가스 감축과 제로에너지 건축을 실천할 대안임이 분명하다. 기후변화시대에 대응할 건축디자인을 서둘러 준비해야 할 것이며, 이는 우리 건축사들의 몫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나라도 지진에 안전하지 못하다는 말들을 한다. 이번 지진의 규모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기존 건축물에 대한 보강안과 지원, 신축건물은 제대로 된 설계∙감리∙시공이 이루어진다면 그리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발주처(건축주) 역시 “싸고 좋은 집은 없다”라는 생각으로 충분한 사업검토와 적정한 예산계획으로 사업에 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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