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축사협회의 공동구매서비스가 개시된다. 기존 공급자 중심의 유통구조를 수요자 중심의 유통구조로 개선하여 협회 회원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공동구매서비스의 핵심이다. 개별 회원사들의 집합체로서의 협회가 한 회사처럼 가동하는 ‘원 컴패니(One Company)’ 전략으로 집단의 구매력을 매개로 협상, 회원사들의 수요 물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불법복사본 단속, 라이선스 유지비의 지속적 증가 및 라이선스 공급방식 변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회원들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협회의 생각이다. 이런 이유로 CAD, BIM 관련 소프트웨어와 근래 들어 이슈화된 글꼴(font)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한글 등을 최우선 서비스품목으로 선정했다.
CAD관련 소프트웨어의 경우 대한건축사협회는 회원사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AutoCAD 기반의 ‘KiraCAD’를 개발, 독점공급을 우선 추진했다고 한다. 기존 Autodesk의 다단계식 판매망을 벗어나 총판이나 리셀러(Reseller)의 경유 없이, 즉 소비자 공급가의 40% 이상인 유통마진을 없애면서 기존 시장에 대한 영향이 최소화하고 기존 AutoCAD의 기능을 충족시키는 OEM 방식의 새로운 버전의 AutoCAD를 개발·보급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회원보급을 목전에 두고 협회의 추진계획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AutoCAD 유통망의 강한 반발로 인해 Autodesk Korea가 기존 시장에 파급영향이 크다는 이유로 KiraCAD의 공급 반대를 천명하면서 개발 완료된 ‘KiraCAD’의 회원 공급이 불가능해졌다고 한다. 이후 협회는 이 같은 상황의 타개를 위해 올 1월 모기업인 미국 Autodesk 본사 회장과 아시아 총판 대표에게 직접 협상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이나 회신이 없었다고 한다. 건축사 단체인 협회를 과소평가한 거대 기업의 오만이 아닐 수 없다.
이후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고 안정성과 호환성이 검증된 소프트웨어 업체들을 두루 접촉, 협상을 통해 유통 마진의 거품을 제거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수요자는 안중에 없이 높은 마진을 고집하는 중개자인총판 등의 조직과 협회 공문에 대한 답신조차 없는,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한 거대 기업의 행태, 부적정한 시장의 거품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단합된 힘을 보여줘야 한다. 시장은 수요자 조직의 결집력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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