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방식에 현대적 기법 적용 - 창호(窓과戶) #2

지난 호 창호#1에 이어... 전통 창호에 대한 각론은 해도 해도 끝이 없어(종류, 용도, 창살, 창호지, 빛 관계, 채광과 환기, 온도와 습도, 방음과 단열, 철물 등) 이것으로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현대한옥 설계 시 창호의 계획방법에 있어 ▶첫 번째로 기둥과 맞붙어 벽체를 이루는 수장재의 폭 결정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수장재는 기둥 굵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내·외부 전체가 동일하다.
보통 장여의 폭과 같이 사용하며 일반적으로 2∼4치로 쓰는 것이 전통한옥의 방법이라면, 현대한옥에서는 단열성능 확보를 위해 최소 3치∼최대 5치까지 필요하며 이는 창호의 결정에 있어 깊은 관련이 있다. 이처럼 수장폭이 넓어진 덕택에 오히려 현대기술이 접목된 다양한 창호의 개발이 가능할 수 있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두 번째로는 집 규모에 맞는 칸(모듈)을 결정하여 어색한 비례가 나오지 않도록 창호 구성을 염두하고, 내·외부 공간의 성격에 맞도록 설계를 하여야 한다. 필자의 경우 창호계획은 평면에서 위치와 개략적인 크기를 결정지은 후 입면계획 시 칸살이와 비례를 비교하며 실의 기능에 맞는 문얼굴을 만들고 이후 세부적인 형태를 결정짓는다.
외부로 난간이 붙는 누마루나 2층의 대청 발코니와 같은 조망이나 개방감이 필요한 공간으로 계획할 시에는 한옥구조상 난간을 길게 내밀 수 없기 때문에 창호나누기와 개폐방법에 주의하여 난간과 창호가 부딪혀 난감한 상황이 연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때에는 처음부터 여닫이 보다는 미서기창으로 계획하는 것이 좋겠다.
한옥의 창호는 다양한 모양과 기능의 창살무늬로 인하여 디자인의 극치를 이룬다. 창살의 짜임새에 따라 위치나 용도별로 그 쓰임새를 구분해서 쓰는데 원칙은 아니지만 대게 띠살창, 용자창, 아자창, 완자창은 주로 주거건축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며, 화려한 꽃살창은 사찰건축, 분합문 상부에 고창을 둘 경우에는 교창이나 격자창을 쓰는 등, 무리하게 기교를 부릴 것이 아니라 한옥의 규모나 용도, 예산 등을 고려하여 단정하고 조화롭게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저작권자 ©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