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기총회에서 건축종합정보센터 구축·운영에 대한 안건은 기금재정 건전성에 부담이라는 판단하에 유보됐다. 사업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금 4억 8천만원을 차입해 사용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축사협회에 따르면 기금차입 없이 진행가능한 사업들을 우선적으로 추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협회의 재정수입구조를 확충하고 회비제로화 구현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건축종합정보센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제50회 정기총회에서는 연구개발·법제도 선진화·회원 경쟁력 강화 순환구조 마련, 건축정보·공동구매 등을 통한 수익 및 재원창출, 강한 협회와 회원 차별화 전략을 구현할 ‘건축종합정보센터(KIRAHUB)’ 구축 및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됐다.
KIRA-HUB는 회원의 건축실무에 필요한 각종 정보, 기술, 제품, 서비스, 인프라를 제공하기 위하여 협회가 구축·운영하는 ICT기반의 건축분야 통합 정보서비스 체계다.

◆ 건축시장 패러다임 변화, 법·제도에 선제적 대응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은 크게 네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건축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대응 측면이다. 현재 건축시장은 신축은 감소하는 반면, 노후·기존 건축물 그린 리모델링(리뉴얼)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건축물 진단·유지관리 시장도 차츰 확대되는 추세다. 건축의 패러다임이 기존 ‘사양중심’에서 ‘성능중심’으로 바뀌는 가운데, BIM 설계의무화 확대 등 건축정보화 요구는 꾸준히 증대되고 있다.
두 번째, 국가 법·제도·정책 변화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건축 관계법령은 수시로 바뀌고 있다. 건축관계법령은 29개 부처에 352개 법에 산재돼 있고, 시행령·시행규칙·관계기준 등을 합치면 총 3,887개 법령에 이른다. 한국건축규정(KBC) 등 각종 기준 및 규
정의 코드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자재기준 강화와 자재표기 의무화에 따른 자재정보도 필요한 상황이다. 또 감리제도 개선을 골자로 한 건축법 개정에 맞춰 세부지침·매뉴얼과 표준계약서도 마련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건축서비스의 저작권 보호, 공정한 대가기준 정립 법적근거도
서둘러야 한다.
세 번째, 건축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회원업무 지원시스템 구축에 대한 요구증대 차원이다. 회원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건축실무에 필요한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협회 역할을 강화해 건축계 유일한 법정건축사단체로서 입지를 공고히 해야 할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협회가 협회답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회계 세입액 중 회비 수입이 약 76%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회비 의존율을 탈피할 수 있는 수입구조 다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회비수납률은 평균 80%에 그치고 있다.
일반회계 세출 중 운영비는 88.9%를 차지한 반면, 법제도개선사업비는 3.1%, 연구사업비는 2.4%에 그치고 있어 현실적으로 연구개발·법제도선진화·미래인재육성·사회공헌·홍보 등 협회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결과를 얻기가 어렵다 볼 수 있다.

◆ 회원업무 효율성·편의성 증진, 협회수입구조 다변화와 회원가입 증가 기대

KIRA-HUB가 가동돼 거둘 수 있는 기대효과로는 무엇보다 회원 경쟁력 강화를 통한 업무영역 확대와 수익증대를 꼽을 수 있다. 업무지원서비스로 건축사 업무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고, 공동구매를 이용해 사무소 비품·기자재를 저가로 구매할 수 있어 운영비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협회차원에서는 각종 서비스를 활용한 사업모델 개발로 협회 수입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서비스로 회원가입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RA-HUB 로드맵]중요성·시급성 고려해 3년간 단계별 추진

5개 분야 총 16개 사업…
재원마련·건축시장 대응
‘돌파구’ 역할

KIRA-HUB서비스는 회원에게는 포털시스템을 통해서 정보제공 서비스, 업무지원서비스, 공동구매서비스, 홍보지원서비스가 제공된다. 회원·건축사회에게는 무료 또는 최소화 비용으로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기계·전기·소방·구조 등의 협력관계사는 유료서비스가 제공된다.
서비스 유형으로는 사업특성에 따라 5개 분야 총 16개 서비스가 제공된다. 각 사업은 중요성, 시급성을 고려해 3년간 단계별로 추진될 예정이다.

◆ 올해 공사감리업무지원, CAD·인터넷·전용선 공동구매, 온라인 교육서비스

당장 올해부터 건축종합정보포털시스템이 구축된다. KIRA-HUB포털은 KIRAHUB의 각종 서비스에 대한 홍보, 의견조사, 실행, 관리, 통계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정보서비스 창구역할을 담당한다. KIRA-HUB의 각종 서비스 개념과 수행내용, 수행시기 등의 정보를 알리는 홍보기능을 수행하고, 각종 서비스 이행을 위한 회원의 의견·수요조사·서비스 이후 개선사항 의견수렴 등의 업무도 수행한다. 이른바 KIRA-HUB의 정보제공, 업무지원, 공동구매, 협회지원 등 로드맵에 따른 각종 서비스를 실제 이행하는 부분의 창구역할로 이해하면 된다.
포털시스템은 작년 개발사업이 시작돼 현재 사업완료단계에 와 있다. 2016년 시작하게 되는 서비스로는 비예산사업인 공사감리업무지원, CAD공동구매, 인터넷·전용선공동구매, 온라인교육지원(BIM)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업 예산이 드는 건축자재 정보유통서비스는 사업제안을 통한 외부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공사감리업무지원서비스는 회원에게 공사현장에서 모바일을 통한 현장도면등록, 현장사진전송, 체크리스트에 따른 감리보고서 작성에 도움을 주는 현장 공사감리업무 지원시스템이다.
공동구매 서비스는 CAD와 인터넷·전용선 두 가지다. 건축설계도서 작성에 필수인 CAD소프트웨어를 저렴한 가격에 회원 및 회원사에 보급하게 된다. 독자적인 CAD 엔진 개발력을 보유하고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을 선정할 계획으로 건축설계 유틸리티 (3rd Party) 제품을 동시에 공급하여 추후 건축자재정보와 연계해 CAD에서 건축자재를 검색하고 심볼을 삽입할 수 있게 개발할 방침이다.
인터넷·전용선 서비스는 각 회원사가 가입해 서비스 받고 있는 인터넷·전용선을 공동구매하여 협회가 회원 및 회원사에 저가로 보급하는 사업이다. CAD, 인터넷·서비스 공동구매 서비스는 올 4월 서비스를 목표로 협회가 준비 중에 있다. BIM 등 온라인 교육서비스는 회원사 직원에게 국비지원 환급과정 혜택을 받도록 하는 사업이다. 현재 BIM도입 의무화 등 정책확대 방침에 따른 중소 건축사사무소의 기술력, 직원교육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2017년 적법성 검토, 건축물점검진단지원 등 서비스 확대

이듬해 2017년부터는 건축아카이브·빅데이터, 적법성검토, 건축물점검진단지원, BIM공동구매, BIM도면관리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른바 시작단계를 넘은 발전단계에 이르러 서비스가 확대된다.
이후 안정화 단계에서는 준공도면정보 제공, 건축물유지관리, 비품·기자재 공동구매 서비스까지 회원들에게 제공한다.

 

[건축종합정보센터 과제는]“사업성공 조건…전 회원 동참 필수”

단순대응 넘어 외부 환경·
법규 주도할 협회자생력·
회원경쟁력 높일 승부수
건축정보·공동구매 등으로
수익 창출 및 재원마련

건축법 시행규칙 제14조 제1항에 따른 도면의 건축자재 구체적 표기 의무화는 건축사협회가 법제도 개선을 통해 10년 만에 도출한 혁신적 제도다. 이 제도로 그동안 건설사·건축주에게 있던 자재선택권이 곧 건축사에게 돌아오는 일대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건자재 시장 분석에 따르면, 현재 국내 건자재 시장은 총 9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건축사의 자재선택권을 활용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 말할 수 있다.
건축종합정보센터 서비스 중 ‘건축자재정보유통 서비스’는 협회가 자재정보시장 초기 선점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에 대해 조충기 회장은 총회 개회사에서 “건축사에게 자재선택권이 돌아온 것은 건축사로서의 작품성과 자존심을 되찾고 건축사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된 것”이라며 “협회가 ‘건축종합정보센터’를 구축해 건축관계법령 및 제도의 변화와 우수 건축자재정보 등을 선도하고 양질의 정보들을 수집·체계화하여 회원에게 서비스함으로써 회원의 경쟁력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업성공을 위한 조건이 있다. 건축사 업무경쟁력 강화, 협회 재정수입구조 다양화를 통한 재정확보·확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회원의 동참이 필수적이다.
조충기 회장은 “6개월간 수행한 건축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건축정보화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회원의 회비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고 협회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단, 회원모두가 합심하고 단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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