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병신년 새해가 밝았다. 붉은 원숭이의 지혜롭고 생동적인 기를 받아 건축사 모두가 올 한해 건강하고 건승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세상을 살면서 첫 사랑, 첫 직장처럼 처음 시작할 때의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처음을 시작하게 된다. 2016년 새해를 맞아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의 첫 제호를 여는 문턱에서 무슨 내용의 글을 써야할지 많은 고민이 되었다.
새해 벽두부터 공정위 문제로 머릿속이 개운하지 못하고,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로 인하여 매운 맛을 경험하고 있다. 감옥과 수도원의 차이는 불평하느냐 감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한다. 현실에 연연하지 않고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주변의 문제들을 정리해 나가다보면 좋은 결실이 보장될 것이다.
회장 취임이후 가장 큰 이슈로 추진해 온 감리제도 개선 법안의 진행경과를 지켜보는 동안, 이런저런 돌발변수로 인하여 희망이 없어 보이던 법안개정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그 나마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유가 어찌되었건 건축업계의 어두운 터널을 실감하고 있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대다수 영세규모의 건축사사무소들인 굽은 나무들이 협회의 근간을 이루고 건축업계를 지탱하고 있음에도, 이는 도외시 된 채 극히 일부인 번듯한 나무들만이 판을 좌지우지하고 있음을 볼 때 대한건축사협회를 비롯한 전국 17개 시·도건축사회 소속의 평범한 회원들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무쪼록, 작은 일에도 아웅다웅해가며 발 빠른 계산으로 주변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의 처지만을 우선시하는 세태 속에서 병신년 새해에는 메마른 영혼을 개운하게 씻어 내릴 수 있는 시원한 소나기 한줄기를 소망해 본다. 처음 회장 직무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마음가짐과 그 동안의 협회 운영활동을 되새기며 “처음의 설렘을 희망으로 품고, 과정의 고통을 인내로 견디며, 결과의 보람”을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는 건축사 자격 취득은 건축사사무소 개업이라는 등식 하에 건축사는 오로지 건축설계 업무에만 치중해 왔으나, 앞으로의 사회는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건축설계, 감리, 시공, 사후관리, 재건축·재개발 사업, 리모델링 등 일련의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종전 업역에 안주할 수 없도록 빠르게 변하고 있다. 관련 업종간의 클러스터를 형성하여 상호간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형성될 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 건축사가 적극 개입하여 새로운 업역을 개척하고 전문인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하겠다. 따라서 건축사의 과다한 배출이나 설계비 저가문제 등에만 너무 집착하지 말고 시대의 변화에 뒤지지 않도록 설계·시공·사후관리 등 일련의 건축산업 전반에 걸쳐 코디네이터로서의 역할과 자기계발에 진력해야 할 것이다.
“소통과 화합”, 주변에서 흔히 듣는 익숙한 말이다.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은 쉽게 인지하면서도 이를 자각하지 못함으로써 불신의 초석이 되지 않나 싶다. 잊혀진 연인보다 무관심한 연인이 더 불행하다는 말처럼 협회에 무관심하고 회원 간에 무관심할 때 최대의 불행이 시작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참여 속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믿음, 배려, 내려놓음을 통하여 ‘소통과 화합하는 협회’가 될 수 있도록 전국의 모든 건축사 회원이 하나가 되어 하나의 길을 걸어가자고 조심스레 이 글을 올려본다.
전국의 모든 회원 및 건축사사무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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